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수진 Feb 18. 2021

김제형 인터뷰

김제형의 음악


작년 ,  번째 정규음반 < 사치 > 발매한 김제형. 어디선가  떨어진  요즘 음악씬의 흐름과는 다른 장르  메시지를 휘감은 그의 앨범은 분명 특별했다. 평론가들 사이의 입소문이 다시금 작품을 주목하게 했고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몇몇 지면에서 김제형  음악을 열렬히 칭찬했다. 때늦은 인터뷰도 이어졌다.  어디에 검색해도 자료가 부족하던 그의 존재는  개월 사이 애정이 가득 묻은, 동시에 깊은 분석을 동반한 콘텐츠를 통해 새로 피어났다.

이즘에서도 드디어 김제형을 만났다. 실제로 마주한 그는 예상보다  진중했고 상상보다  유쾌했다. 만드는 사람 김제형. 인터뷰에  담지 못할 만큼 < 사치 >에는 하나하나 꼭꼭 씹어 만든 선명한 주제 의식이 있었다. 재치 있는 표현과 쉬운 멜로디를 통해 수록곡이 술술 넘어갔지만  안에 담긴 고민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얼마 ,  번째 단독 쇼케이스를 마친 그를 소개한다. 음악가로서 “세상에 필요한 이야기에 대해 고민할  있어 행운이라 말하는, “계속 고민하고 싶다말하는, 김제형이다.


작년에 발매한 음반 < 사치 >(2020)의 화력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음반 시장에서 강한 뒷심을 발휘 중인데 소감이 어떤가?
일단 더 롱런했으면 좋겠다. (웃음) 물론 내가 체크할 수 있는 부분에 한계가 있지만 음반 판매량도 많이 늘었다. 앨범 발매 초에 많이 찾으셨다가 중간에는 또 조금씩 사주시다 요새 다시 많이 사주시는 것 같더라. 수치적으로는 그렇다. 손익분기점을 달성하려면 아직 먼 산이 남아 있기 때문에, 또 제작비가 만만찮았기 때문에 더 많이 롱런했으면 한다.


유독 평론가들의 열정적인 지지를 받았다.
사실 지난 EP < 곡예 >(2017)를 발매했을 때는 평단의 정체에 대해 실감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평단을 느낄 수 있는 많은 반응이 있었다. 인터뷰도 하고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영역의 해석도 읽었다. 진지하게 내 음반을 경청해 주는 것 같았다. 더 잘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형의 음악에 박수갈채를 보내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이번 음반을 장르적으로 나누자면 ‘포크’가 될 수 있지만 사실 거기서 벗어난 시도가 많았다. 또 앨범의 수록곡마다 얘깃거리가 달랐다. 이야깃거리가 달라서 각자에게 맞는 스토리가 있었던 거 같다. 10개의 이야기가 있다면 10개를 다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1~2개 정도는 내 이야기 같은 느낌이 있다고나 할까? 다양한 이야기가 수록된 음반이었기 때문에 좀 더 초대할 수 있는 분들이 많지 않았나 싶다.


EP < 곡예 >가 처음으로 메인 스트림에 공개된 작품인 건가?
주로 ‘카페 언플러그드’라는 공연장에서 활동했다. 거기에서 컴필레이션 앨범을 만들곤 했었는데 정식 발매는 되지 않았다. 자체 생산해서 자체 판매되는 시스템이었다. 그때 ‘착하고 싶다’라는 제목의 곡 등 몇몇 노래를 한두 번 수록했었다. 그러니까 정식 발매는 < 곡예 >가 처음이었다.


군 활동을 했던 군악대에서 음악을 처음 배웠다고 들었다.
내가 있었던 부대 자체가 군악대이긴 한데 조금 더 밴드 구성원들이 많았다. 보통 군악대는 트롬본도 있고 트럼펫도 있고 호른도 있는 뭔가 다양한 악기가 있는 곳이지 않나. 근데 내가 있던 공간은 집약적으로 밴드 구성원들이 많았다. 그때 지난 EP와 이번 음반을 모두 프로듀싱해 준 프로듀서 조성태도 있었다. 나랑 같은 생활관에는 그룹 슈퍼키드의 징고님이 있었고. 징고님한테 처음 기타를 배웠다. 전문적이라기보다 기타를 재밌게 치는 법을 알려줬다. 그렇게 1년 동안 기타를 치다보니까 노래 가사 같은 걸 붙여보고 싶더라.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만들게 됐다.


기타를 재밌게 치는 법이라 하면?
보통 처음 배울 때 ‘로망스’ 이런 거를 배우지 않나. (웃음) 나는 처음부터 노래를 부르면서 기타를 쳤다. 코드도 두, 세 개 잡는데 그걸로 노래를 불렀다. 비틀즈의 ‘Blackbird’ 같은 어렵지만 연주해보고 싶은 것들을 열심히 쳤다. 사실 특수한 환경이긴 했다. 이등병이 생활관에서 노래를 부르다니… 그게 가능했던 환경에 있었고 그때부터 정말 열심히 기타를 쳤다.


음악을 취미 이상의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은 큰 결심이 따르는 일이다. 음악을 업으로 삼아야겠다는 계기가 있었던 건가?
< 곡예 >를 발매할 때 대학 졸업반이었다. 단순하게 음반을 내봐도 괜찮은 시기 같았다. 어쨌든 공연을 줄기차게 해왔고 동료 음악가들이 앨범을 내는 걸 보다 보니까 나도 학교를 끝내기 전에 한 번 매듭 차원에서 곡들을 묶어보고 싶었다. 발매 후 평단의 반응은 없었지만 이전보다 훨씬 공연 섭외도 많았고 지방 공연도 많이 가게 되니까 자연스레 그런 식의 활동을 이어갔다.


졸업반이 끝나고 다른 친구들은 취업하고 하는데 나는 계속 공연을 하고… 또 문화재단 같은 곳에서 일을 하니까 어느 정도 돈벌이는 됐다. 돈이 쌓이게 되고 그러다 보니 EP에서 아쉬웠던 이야기의 한계 같은 것이 생각나더라. 시도해보고 싶었던 음악들도 분명히 있었다. 그 흐름을 지나서 정규 앨범까지 내게 됐다. (웃음)


군 제대를 하고 카페 언플러그드에서 ‘오픈마이크’ 무대에 섰던 게 2013년도 말이라고 알고 있다. 2017년도에 < 곡예 >가 나오기 전까지 꾸준히 음악을 했던 건가?
공연장 사장님이 오픈마이크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섭외해 기획 공연을 연다. 보통 그거는 주말 공연이 아니라 목요일 공연쯤으로 섭외를 한다. 목요일 무대에 꾸준히 오르다가 주말 공연에 섭외되기도 하고. 뭐 이런 식의 보이지 않는 단계 같은 게 있다. 미션을 깨는 듯한 느낌도 들었고 그러면서 차츰 동료 음악가를 많이 만나게 됐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계속 (음악) 활동을 했다.


그 무대에 서면서 질책을 받았기도 했다는 인터뷰를 봤다.
내가 나 스스로 했던 질책이었다. 공연자로서 어떤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가 만드는 게 좋아서 공연한 사람이다 보니, 공연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시간이 좀 오래 걸렸다. 공연이 익숙해지니까 또 관객들과 어떤 식으로 접점을 만들 수 있을지가 궁금했다. 그런 지점에 계속 부족함을 느낀다. 이제 나에게 어떤 관심이 쏠리는 상황에서 공연해야 하는 건데, 더 떨리고 긴장이 되기도 한다.



‘INFP’. 묻지도 않은 MBTI를 별안간 고백한 그는 자신을 내향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공개된 몇몇 무대에서 또 음반에서는 전혀 그런 면이 느껴지지 않는다 물으니 밝게 웃으며 “그럴 때만 기운을 쓴다”고 답한다. 첫 만남에서 스스럼없이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혹은 그렇게 하고 싶을 정도로) 그에게서는 특유의 편안함과 따뜻함이 느껴졌다. 이는 정규 음반 < 사치 >에도 그대로 묻어 나왔다.


< 사치 >의 제작 기간이 궁금하다.
2019년 12월에 첫 합주를 했다. ‘편애하는 사람’이 선공개 됐었는데 그 선공개가 됐을 때도 작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작업은 2020년 9월 말까지 했던 것 같다. 코로나 때문에 중간에 1~3월 정도는 공백기였고.


첫 정규 앨범이다 보니 마음가짐이나 무게감, 혹은 중압감이 과거와는 달랐을 거 같은데.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일을 잘하자’였다. < 곡예 >를 낼 때는 모든 과정이 너무 처음이다 보니 내가 제안하고 결정하는 데 있어 폭이 좁았던 부분이 있었다. 그 시간을 거치고, 뭔가 기초 자금도 전보다 많이 갖고 있는 상황에서 돈 처리나 음반 디자인과 사진, 즉 앨범을 둘러싼 모든 제작 과정에 있어서 일을 정말 끝내주게 잘하고 싶었다. 그게 첫 번째 목표였다.


일을 잘하려고 하다 보니 그 다음 앨범 프로세스, 앨범 소통 과정도 원활하게 진행됐다. 물론 조성태 프로듀서를 비롯해 연주자들이 내 음반의 메시지를 지지해 준 부분도 있겠지만, 일 처리적인 부분에서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게 작용한 거 같다. 기획사랑 하는 게 아니라 나랑 일대일로 맞닿아지는 게 많다 보니까 소통 과정에서 좀 더 잘하고 싶었다.


음반에서 돋보였던 게 세션이 정말 꽉 차 있다는 것이었다. 인맥의 총동원인 걸까, 아니면 앞서 말했듯 제형의 음악 혹은 메시지에 감흥 받아 함께해 준 것일까.
말해준 대로 내 인맥의 전부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내가 외향적인 스타일은 아니어서. (웃음) 스태프를 꾸리는 데에 있어서 사진을 찍어준 하혜리 작가님이나 디자인을 해준 슈퍼 샐러드(정해리) 님은 작업이 좋아서 직접 만났다. 다른 연주자들은 나랑 기존에 했던 분도 있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연주자도 많았다. 나보다는 조성태 프로듀서에 대한 신뢰가 컸기 때문에 연결고리가 생긴 거라고 본다. 그의 섭외로 새로 만난 분들이 꽤 됐다.


특히 조성태 프로듀서에 대한 신뢰가 크다. 이번 음반에 되게 다양한 장르가 있다. 다양한 걸 가능하게 하는 프로듀서가 조성태다. (조성태가) 데모 과정에서도 많은 제안을 했는데 거의 다 마음에 들었다. 뮤지션 입장에서는 좋을 수밖에 없다.


EP < 곡예 >와 정규 앨범 < 사치 > 사이에 굉장한 음악적 발전이 느껴진다. 전작이 포크였다면 이번 작품은 뉴 잭 스윙, 재즈, 뮤지컬적인 작풍 등을 오간다. 지적했듯 다양한 음악 장르를 담은 건데 그렇게 만든 이유가 있는 건가.
일단 두 가지인 것 같다. 그사이 내가 다양한 음악들에 관심이 생겼다. 이야기적으로도 가치관이 시시각각 변하지 않나. 내가 변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야기의 결 자체도 그랬을 거다. 사실 조성태 프로듀서, 강은구 엔지니어 모두 < 곡예 > 때도 참여했다. 둘이 내 음반의 핵심이다. 강은구 엔지니어 같은 경우에도 정해진 예산 안에서 새롭게 시도하고 싶은 것들을 자주 제안해줬다. 녹음 스튜디오도 사전에 많이 알아봐 줬고. 다들 말은 안 했지만 이번 음반은 좀 달라야 한다는 게 그 둘과 내게 분명 있었다. 그 마음이 잘 맞아떨어졌다.


< 사치 >의 백미는 위트와 진솔함이다. 무릎을 ‘탁’ 치는 편곡에 여러 번 감탄했다. (웃음) 첫 곡 ‘노래의 의미’ 후반부에 나오는 ‘고양이의 춤’ 멜로디나 내레이션은 어떻게 넣게 된 건가.
원래는 ‘고양이의 춤’이 나오기 전까지가 최종 완성본이었다. 근데 너무 심심하기도 하고 뒤에 장난을 치면 좋겠다 해서 아이디어를 냈던 거다. 내레이션 부분은 최종까지 거의 빈 상황이었다. 조성태 프로듀서가 거기에 랩이나 내레이션을 넣자는 얘기를 했었는데 난 이상할 것 같았다. 그런데 계속 두세 차례나 얘기하니까… 랩은 안 어울릴 것 같고 어쩔 수 없이 내레이션을 만들었다. 결론적으로 녹음이 한 번에 끝났다. 되게 안 붙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녹음에 들어가니까 왠지 기분도 좋고 노래에도 잘 맞았다. (지금은 만족하는지 물으니) 좋다. 들어주시는 분들도 그 부분에 주목을 많이 해주시고. 얻어걸렸다. 하하하.


‘인정투쟁’에는 김완선의 곡 ‘삐에로는 우릴보고 웃지’ 패러디 느낌이 있었다.
그거랑 타샤니의 ‘경고’도 있다. 윤미래 씨가 거기서 ‘어어’를 여덟 번 한다. 난 네 번을 했다. (웃음) 그런 음악들을 되게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한다.


대부분의 노래가 ‘~지’의 어미를 쓴다. 타이틀 ‘의심이 많아진 사람의 마음이 있었지’도 그렇고 ‘넌 진실인 것처럼 굴었지’도 그렇다. 의도된 선택인가.
생각해 본 적 없는 부분이다. 그래도 ‘~있겠지’라고 표현하는 까닭은 그게 미래형이기도 하고 과거형이기도 하기 때문인 것 같다. 현재로 포괄하지 않고 시제를 좀 더 넓힘으로써 이것이, 이 이야기가 나의 현재에만 머물지 않게 하고 싶었다. 노래를 듣다 보면 너무 뮤지션만의 이야기가 아닌가 할 때가 있지 않나. 내 이야기만이 아니게끔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니 그런 어조가 나왔지 않을까.


앨범 제목이 < 사치 >인 이유도 궁금하다.
‘사치’라는 단어를 꽤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다. 왜, 좋은 사치가 있고 나쁜 사치가 있지 않나. 그런 사치의 양면을 다 포괄할 수 있는 게 이번 음반인 것 같다. 각기 다 다른 얘기를 하지만 결국은 사치로 다 수렴된다고나 할까?



예를 들면?
‘남겨진 감정’은 내가 겪지는 않았지만 상상했을 때 겪을 수 있는 최대의 불행이 뭘까 고민하면서 썼다. 살면서 관계가 굉장히 중요하다. 관계에서 떨어져 나가게 된다면 그거야말로 굉장한 나의 최대 불행이 아닐까? 근데 또 남겨진다는 것 자체가 잉여이자 남는 것이다. 그 남는 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별로 불행하지 않은데 남는 걸 계속 생각하게 되니까 걱정도 생기고 불행도 생기게 되는 거다. ‘남겨진 감정’은 부정, 불행, 그러니까 내가 생각하는 좋지 않은 사치로 볼 수 있다.


정보가 많지 않아 더욱 궁금한 것 같다. 본인이 어떤 사람인 것 같나.
생각이 너무 많다고 친구들이 걱정하곤 한다. (웃음) 신중하기도 하고 고민을 많이 하니까 주변에서 내가 너무 답답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거다. 근데 나는 내가 계속 그런 생각을 해야 한다고 본다. 진지한 얘기를 어떻게 하면 음악적으로 재밌게 풀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이니까. 생각은 좀 많지만 재밌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지 않을까?


요새 하는 고민이 있다면.
요즘은 표현하는 것에 관심이 좀 생겼다. < 온스테이지 >에서 공연했던 ‘의심이 많아진 사람의 마음이 있었지’도 보면 춤을 췄다. 내가 진지한 얘기를 진지하게 하면 사람들이 안 들을 것 같은 불안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재밌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런 것에 대한 고민이 많다. 퍼포먼스를 넣을 때 생기는 메시지가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이게 음악가로서의 고민이라면 외적으로는 구직활동에 관심이… (웃음)


< 온스테이지 >의 댄스가 무척 인상 깊었다.
이 곡에는 무조건 춤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온스테이지 영상 같은 경우에는 나중에도 보게 되니까 그 영상을 잘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단순히 라이브를 잘해야 한다 말고 퍼포먼스가 들어갔을 더 효과가 크다는 게 있었다. 왜냐면 ‘의심이 많아진 사람의 마음이 있었지’ 같은 경우 의심이 어떤 개인적인 속성이지 않나. 개인의 의심을 떨치는 데 있어서 공동체가 되게 필요하다. 춤을 추는 순간부터 공동체가 된다고 생각했고 공동체 안에서 같이 춤을 즐겁게 춘다는 게 이 노래와 반하는 퍼포먼스지만 꼭 필요한 퍼포먼스라고 생각했다. 스윙 기반의 재즈니까 춤이 딱 맞아떨어지는 부분도 있었고. 성북구 쪽의 모든 연습실을 돌아다니며 일주일에 6번씩 연습했다.


부담감을 느낀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카메라를 슬쩍슬쩍 보는 부분에서는 능숙함마저 느껴졌는데.
내 음악이고 내가 프런트맨으로 서다보니 표현을 잘해야 한다는 게 있었다. 사실 그때 좀 덜 즐겼다. 그래서 아쉬웠고. 카메라를 봤던 건 내가 좋아하는 옛날 가수들 영상을 좀 찾아봤는데, 한국 가수들뿐만 아니라 일본의 시티팝 부르는 분들이 참 카메라를 잘 보더라. 발라드는 카메라를 안 보는데 그루브가 있고 신나는 음악은 카메라를 슬쩍슬쩍 보는 게 주요한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을 갔는데 카메라가 되게 가까이 오더라. 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봐야지 했다. (웃음)


계산된 아이콘택트였다.
계산하고 가긴 했는데 막상 가니까 고민이 좀 되더라. 하하하.


작년 말부터 올해까지 많은 음악적 관심을 받고 있고 돌아보면 음악을 한지 이제 8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이야기를 만드는 창작자 입장에서 그 기간을 보낼 수 있었던 건 정말 ‘행운’이다.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순간부터 이 세상에 필요한 이야기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보냈던 거니까. 이 일을 하지 않았으면 이만큼 고민하지 않았을 게 분명하다. 그런 시기를 거치면서 연주자, 디자이너, 사진작가, 스태프를 만났던 게 나에게 정말 귀중한 자산이 됐다. 현재는 음악을 만드는데 어떤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지 않다. 앞으로 그런 매뉴얼, 시스템을 만들어나가고 싶다. 단순히 나만 향유하는 게 아니라 모두가 같이 공생할 수 있는 흐름을 찾고 싶다.


처음 음악 커리어를 시작할 때 꿈꿨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은가?
그건 아니다. 청사진을 그리고 할 수 있던 게 아니었기 때문에… 계획해서 일어났던 건 아니고 올해는 앨범을 내야지 하며 1년 단위로 계산해왔다. 그렇지만 정해진 기간 안에서 잘해오고 흘러왔다고는 볼 수 있을 것 같다. (웃음)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있다면.
얼마 전 첫 단독 쇼케이스 공연을 (코로나 19로 인해) 49석으로 진행했었다. 코로나가 좀 괜찮아지면 더 큰 규모로 무대를 꾸리고 싶은 게 있다. 또 가능하면 < 사치 > 음반을 바이닐로 만들어보려 한다. 이미 시장조사는 했다.


큰 규모의 공연에서는 춤을 다시 볼 수 있는 걸까?
또 흥이 나게 되면… (웃음)


인터뷰 : 박수진, 김도헌, 조지현, 김성엽
정리 : 박수진
촬영 : 김성욱
편집 : 김도헌

매거진의 이전글 공중그늘 인터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