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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수진 Feb 22. 2023

이탈리아 밴드의 화려한 재림, 모네스킨

모네스킨 정규 3집 'Rush!', 스타일과 에너지로 밀어붙이다!

“록 그 폭발하는 젊음의 미학”이란 불멸의 타이틀이 모네스킨만큼 잘 어울리는 근래 밴드는 없다. 사운드는 ‘쎄’고, 의상은 화끈하며, 무대는 뜨겁다. 젠더 구분을 무너뜨린 스타일리쉬한 의상과 모든 규범에 반기를 들려는 듯 바삐 악기를 때리고, 소리를 지르는 이들에게 마음까진 몰라도 시선을 빼앗기는 건 시간문제다. 록스타의 아우라가 뿜어져 나온다.


1999년에서 2001년 출생의 평균 연령이 낮은 그룹이지만 카리스마 있는 퍼포먼스가 베테랑급이다. 이게 이들의 한방이다. 2015년 로마에서 고등학생 시절 결성한 그룹이 2021년 유로비전 송테스트에서 우승하고, 2023년 그래미 시상식 신인상 후보에 오를 정도로 성장한 데에는 남부럽지 않은 무대 매너가 한몫했다. 에너지. 강렬한 록을 기반으로 공연장을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이관하는 에너지는 단숨에 이들을 주목하게 만든다.


신보는 이러한 세간의 관심에 대한 영리한 화답이다. 2장의 정규 음반을 가득 채웠던 모국어 이탈리아어의 비중은 확연히 줄었고, 사운드 질감은 조금 더 ‘팝’스러워졌다. 강하게 밀어 부딪히던 과거와 달리 메인 선율에 공을 들인 기색이 역력하다. 히트곡 메이커 맥스 마틴이 프로듀서로, RATM의 기타리스트 톰 모렐로가 수록곡 ‘Gossip’에 참여하며 힘을 보탠 것 역시 앨범 변화에 일조했다. 



시작부터 ‘내 마음을 가지고 싶으냐’ 물으며 내달리는 ‘Own my mind’, 톤 다운된 록 발라드 ’Time zone’, 비장미 넘치는 펑키한 기타 연주와 후킹한 멜로디가 인상적인 ‘Baby said’가 정신없이 교차한다. 곡 러닝타임도 짧아 앨범에 박진감이 넘친다. 자유분방한 외침과 너절하지 않은 가사. 음반명처럼 ‘Rush’한 서두름이 여기저기 용솟음친다.


이 치기의 끝에 ‘Bla bla bla’, ‘Kool kids’가 서 있다. 이 곡들은 에너지로 밀고 나가던 이들이 여기에 함몰 됐을 때 어떤 결과를 빚어내는가에 대한 나쁜 예다. 우크라이나 평화를 기원하며 코러스로 멋진 음악 감각을 보여주는 ‘Gasoline’이나 뇌쇄적 매력을 펄펄 풍기는 ‘Feel’이 메시지, 이미지적 측면에서 질 좋은 성과를 낸 데 반해, 상기한 노래를 비롯한 몇몇 곡은 껍데기만 있고 내용물이 없다. 


그리하여 껍데기는 가라. 단타로 훅훅 선율을 내리꽂으며 부각한 음악 파워에 같은 농도로 호응하는 수록곡 부재에 틈이 생긴다. 농도를 어떻게 맞출 것인가. 관건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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