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그림책이란...

프롤로그

by 또자네 이야기방

아들이 대학교 입학한 지 한 달쯤 지났을 때, 대학생활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과제도 많고 토론도 많고 힘들지만, 너무 재미있어요.”


힘들지만 재미있다는 말.

그 말이 왠지 모르게 마음에 오래 남았다.

아들이 부러웠다. 나의 과거에는 없던 말이었기 때문이다.


대학입시 성적에 맞춰 학과를 정해 진학하고, 졸업과 동시에 사회에 뛰어들어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빴던 과거의 나에게 되묻는다.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니?


26년간의 직장생활을 통해 내가 얻은 것은 극심한 스트레스,

그로 인해 따라 온 다양한 질병들.

결국 직장을 포기하지 않으면 자멸할 것 같은 우울감.


퇴직을 준비하면서 아들의 말이 떠올랐다.

나도 힘들지만 재미있는 일을 찾아보고 싶었다.


사이버대학에 편입해 글쓰기를 배우면서,

나는 동화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지역 문화센터에서 유튜브 수업을 들으며,

내가 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주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동화를 영상으로 만들려니, 그림이 필요했다.

지역 공공기관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그림 수업을 찾아다니며 배우기 시작했다.

남편이 선물해 준 아이패드에 서툴지만 열심히 그렸다.


유전적으로 그림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해 왔던 나도

배우다 보니 조금씩, 아주 조금씩 실력이 느는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목소리를 입혀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일.


나에게 그림책은

인생 제 2막을 여는,

힘들지만 재미있는 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