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까마득한 출발선

by 도리

낯설은 이곳에

내동댕이 쳐져

울고 불며 시작된 길.


찬바람에 살이 트고

다리가 퉁퉁 부어

주저앉아 원망만 그리했네


창문 너머 보이는

따스한 볕에

향기로운 꽃내음에

예쁜 옷 입고

문밖을 나섰던 적도 있었구나


먹구름과 장대 같은 빗줄기는

하필,

가장 좋은 날에 내리던지


바람은 잔잔하게 잦아들고

조그맣던 나무들은 숲을 이뤄


숨 한번 크게 들이마시며

하염없이 내딛은 그 걸음에


여기가 어디인지

얼마나 걸었는지

까마득한 출발선.


이만큼 왔음에

어깨춤이라도 추려했건만


- 이제 그만 가시게 -


오는 것도 사는 것도

머무는 것도 가는 것도

마음대로 되는 것이

하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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