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사람이 될까 무서워
오늘 점심 때였나. 어제 막 제주에서 올라온 나는 아직 여독을 제대로 싰지 못한 채, 사무실 의자에 앉아 일을 보는 중 이었다. 인스타그램에 새벽녘이 잦아들 즘, 부드럽지만 강한 협재 바다 사진과 함께 11월의 제주는 언제나 옳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11월의 제주는 해와 달이 짧아, 늦은 아침부터 이른 저녁까지 밝은 단점도 있지만,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간편한 차림으로 외출하기 딱 좋다)와 그저 바라만 봐도 배부른 일출몰은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전경이다. 또, 페스코 베지테리언(생선과 유제품 허용)인 나에게 방어는 특 A급 한우와도 같아, 방어 철인 11월은 그야말로 뱃속 축제의 현장이나 다름없다.
위는 '채식 왜 하세요?'이후로 자주 들은 질문인 ' 제주도가 왜 좋아요?'라는 물음을 들었을 때 보편적으로 답했던 말들이다. 사실대로 대답했다면 그들의 반응은 한결같은 너스레로 끝났을 터이니, 흥미를 가질만한 멘트를 준비해 놓을수 밖에.
2011년부터 2015년까지 11월은 제주 방문의 달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4년간 꾸준히 방문했다. 사실, 딱히 내세울 만한 이유는 없다. 아끼는 옷을 입고 바다비를 맞아도, 미끌미끌한 현무암에 발을 헛딧어도, 고등어회를 잘못 먹어 노로바이러스에 걸려도 그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