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유동 Nov 29. 2021

이게 호러영화야 서부극이야

<파워 오브 도그>, 스포일러 없습니다!


각자의 머릿속에 믿고 보는 배우가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는 김윤석 배우가 그에 속한다. <추격자>부터 <암수살인>까지  중후한 목소리가 너무 멋있다. 그리고 연기를 조금만 잘하나? 북한 사람부터 도박꾼에 액션 영화 가지각색으로 잘하니 그야말로 만능 배우라고   있다. 물론 김윤석 배우는 잘생겼지만, 할리우드에 마찬가지의 맥락을 가진 배우가 있으니 그는 베네딕트 컴버배치라고 생각한다. 역시나 액션부터 멜로, 탐정까지 연기를 고루 잘하니 과연 할리우드의 김윤석이 어색하지 않다.


이런 그가 <모리타니안>에 이어 신작을 발표했다. 내가 좋아하는 커스틴 더스트와 제시 플레몬스와 합작해 서부극 영화에 출연했다. 올해만 해도 <더 스파이>에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까지 개봉 예정이거나 이미 했었어서 그야말로 소처럼 일한 셈이다. 내년에 <닥터 스트레인지 인 멀티버스 온 매드니스>까지 나온다고 한다. 아마 그의 팬이라면 아마 눈호강 대잔치가 열리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아. 특히 이 작품에 대해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 4편의 개봉 예정 및 이미 상영한 작품 중 가장 탁월한 것이 될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마 아카데미나 칸의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오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김윤석 배우의 필모그래피로 치면 <추격자>와도 같은, 그야말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작품이 된 것이다. 12월 1일부터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하니 모바일 환경에서 볼 수 있는 분들의 시청을 권한다.



호러영화 같은 서부극 영화     

제목에 호러라고 적긴 했지만 사실 이 영화는 서부극이다. 또 감독 제인 캠피온이 그동안 여성 서사 중심의 영화를 만들어왔기 때문에 그녀의 영화를 좋아했던 분들이라면 ‘이번에도?’라고 생각하기 쉽다. 근데 이 작품엔 그런 것 없다. 완전 상마초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영화라는 문화예술 매개체의 뿌리는 서부극 아닌가? '서부극'과 '마초'의 이미지로 연상되는 플롯이 어느 정도는 알맞게 전개된다. 그리고후반부에서 완벽하게 전복된다.


그렇게 쉬운 작품은 아니지만     

난 이 영화가 난이도가 있는 편이라 생각한다. 전반부에 필의 동생 조지와 로즈가 결혼한다. 로즈에게는 어쩐지 병약한 아들이 있다. 피터다. 피터는 몸이 약하다. 형 필은 미망인이었던 로즈뿐만 아니라 아들 피터까지 별로 안 좋아한다. 잘 씻지도, 꾸미지도 않는 필. 위 문단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나르시스트인 필에게 여성이 끼어들 틈이란 없다. 근데 이런 성격이 나머지 세 인물과 잘 맞냐? 아니다. 이 인물의 부정교합에서 오는 성격 안 맞음이 영화의 서스펜스를 좌지우지한다. 근데 이건 어디까지나 시네마에 익숙한 사람들이 봤을 때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보자면 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라면 졸릴 수도 있다. 나는 그래서 극장보다 태블릿 PC로 보는 쪽을 더 추천한다. 또 여러 떡밥을 점점 쫓아가며 하나하나 해소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놓치면 이해가 어려울 수도 있다. 이 점에서 재생 바를 옮겼다 내렸다 할 수 있으니 극장보다 집에서 보는 게 이해가 더 될 거라고 생각한다.


커스틴 던스트와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뛰어난 연기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나도 훌륭하다. 일단 제시 플레먼스와 커스틴 던스트가 부부 역할로 나오는데, 실제로도 이 둘은 연인이라고 한다. 여기서 오는 리얼리티(?) 때문인지 형과 부인 사이에서 영리하게 줄 타는 동생 조지의 모습을 잘 살렸다. 구체적으로 아내 커스틴 던스트는 뛰어난 연기를 펼쳤다. 극에서 필이 대놓고 로즈를 괴롭히지는 않는다. 직접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은근슬쩍 그녀를 괴롭힌다. 커스틴 던스트는 이 과정을 통해 점점 로즈의 정신과 신체가 피폐해져 가는 모습을 묘사하는데, 난 이것이 굉장히 뛰어났다고 생각한다. 완전히 상상력에 의존한 내면 연기를 표현한 것이다. 또 아들 피터 역을 맡은 배우도 후반부에서 내용이 뒤집히는데 주요한 키 포인트가 되는 역할을 한다. 


사실은 혐오에 관한 영화     

이 영화는 혐오에 관한 영화라고 봐도 무방하다. 필은 과부인 로즈와 그의 아들 피터를 혐오하는 인물이다. 대놓고 싫어하는 단면적인 혐오도 적용되지만 한 가지로 일반화한다는 점에서 넓은 의미의 혐오도 적용된다. 마초적인 입장을 고수하며 여성 혐오와 피터에 대한 분노를 터트리는 필. 이렇게 혐오를 내포하는 마음의 기제에 어떤 것이 깔려있는지를 영화는 보여준다. 후반부에 영화가 전복된다고 썼던 부분이 이 이유인데, 필이 그렇게까지 했던 이유가 '마초스러움'을 강요하는 시대에 대한 자격지심에서 왔다는 걸 이해한다면 필의 심리상태와 왜 네 인물이 끊임없이 어그러짐에도 한 가지 키워드로 밧줄처럼 엮이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구원을 다루지 않는다. <블랙 위도우>같이 약자에 위치에 있는 인물이 누군가를 도와주는 줄거리도 아니고, <그린 북>같이 연대를 통해서 극복하는 스토리도 아니다. 그런데 제인 캠피온은 이 작품을 혐오의 비틀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은근하게 비꼬고 있다혐오에 대한 한 영화감독의 날카로운 냉소를 경험하고 싶다면 이 영화 적극 추천한다.


음악과 미술도 잘 다루는     

일단 영상미가 뛰어나다.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풍광을 잘 어울리게 찍었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시너지가 되는 부분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극의 설정상 야생동물이 이곳저곳에서 튀어나와야 하는데 전혀 어색함이 없다. 음향은 라디오헤드의 기타리스트 조너던 그린우드가 연출했는데 첼로를 통해서 극의 서스펜스를 유지하는데 크게 기여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상의 노잼 정도와 재미가 반비례하는 영화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