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

by 배붕

이렇게 힘든 과정들을 겪으면서 더 생각하게 되는 건 내 주변에는 나를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는 거다. 내가 지금 잘 견딜 수 있는 이유들 바로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가정폭력상담소에 1주에 한번 혹은 2주에 한 번씩 가서 상담을 받는데 상담사가 부모님이 본인의 결정을 지지해 주시냐 는 물음이었다.

그 물음에 나는 당연히 그렇다라고 이야기했다. 실제로도 부모님이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시고 아이들을 양육하고 내가 회사생활을 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신다. 집도 부모님 집 근처로 이사를 했으며 이혼에 대해서도 서스름 없이 이야기하며 아이들의 상태에 대해서도 서로 고민하고 의견을 주고받는다.

그 외에 다른 사람이 있냐라고 해서 남동생네도 있고, 주변에 우리 아이들을 어릴 때부터 봐왔던 회사에 친한 언니 부부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 일에서도 다 알고 있고, 그리고 이 일을 알고 있는 마음을 좀 터 놓고 있는 친구 들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들이 내가 잘 지내는지 우리 집에도 종종 와서 들여다봐주기도 하고 연락도 자주 주고받는다고 했다.

상담사는 보통은 부모님이 지지해 주지 않은 경우도 있고, 그런 경우 이혼에 대해 갈팡질팡 하기도 하고 하나 나는 주변이 그런 사람들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번일을 겪으면서, 내 주변에 이 일에 대해 얼마나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나를 소중히 생각해 주는 이가 있을까 생각해 보면 그래도 이런 사람들이 내 주변에 있다는 건 내가 그동안 내 인생을 허투루 살지 않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남편도 나에게 "네 주변에는 너랑 결이 비슷한 사람들만 있는 것 같아"라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나는 웃으면서 "결이 비슷한 사람만 인간관계에서 남은 거야"라고 했지만

내 주변에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건 정말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무엇보다도 힘들면서도 힘이 되는 가장 소중한 사람들은 가족이다.

회사일에 지쳐서 집에 아이들과 들어왔는데 아침에 급하게 나간 그 흔적을 그대로 마주했을 때 나도 모르게 가슴이 답답해져 오지만 좀 어질러져있고 이런 부분들을 포기 하니 아이들에게도 나도 좀 더 부드러운 엄마가 되고 자는 아이들을 보면서 다시 또 힘이 난다.

학교 입학을 앞둔 첫째 때문에 학원도 미리 알아봐야 하고 집안일에 회사일에 몸이 열개라도 부족하지만, 그래도 어찌어찌해나가고 있고 이미 몸이 회복모드에 들어선 건지 깊게 잠을 자기 시작했다.

요즘에 그동안 꾸지 못했던 꿈도 꾼다. 부모님에게도 항상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공존하는데 그럴 때마다 부모님이 응원을 해주신다. 경찰에 신고한 용기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시고


세상에는 정말 감사할 일이 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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