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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진 Mar 13. 2021

고양이 중성화수술에 대하여

왜 2.5kg를 넘질 못하니...

집사


2021년 1월 25일 사랑이는 중성화 수술을 했다.

오늘의 이야기는 사랑이가 중성화 수술을 하기 전의 이야기이다.


사랑이는 언제까지고 아기 고양이일 줄 알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발정기가 찾아왔다.


처음 겪어보는 사랑이의 발정기는 걱정했던 것만큼 힘들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사랑이가 평소와 달리 애교가 많아지고, '애오옳'하는 신기한 소리로 우는 게 걱정되면서도 조금은 귀여웠다.


그리고 '스프레이'냄새도 그리 싫지 않았다.

쿰쿰한 냄새 정도? 똥냄새보다 훨씬 나았달까?



그리고 사랑이의 울음소리도 그리 시끄럽지 않았다. 그래서 잠을 못 자거나 설치는 일도 한 번도 없었다.

정말 나는 집사 체질일지도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딱히 불편하지도 않았으면서 왜 굳이 중성화 수술을 했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사랑이의 건강을 위해서였다.


"애오옳~ 액옥!"

"아구... 배가 아파? 우리 사랑이..."

"아오오오올!"

수의사 선생님의 말에 의하면 암컷 고양이는 발정기가 왔을 때 여성의 생리통 비슷한 통증을 앓기도 하지만, 극도의 불안함과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그래서 사랑이가 발정기가 왔었을 때, 내가 쓰는 찜질팩을 배 아래에 깔아주곤 했었다.


'생리통이라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잖아.'


암컷 고양이는 중성화 수술 시 난소 적출을 하게 된다.

이렇게 난소를 제거함으로써 반려묘의 통증과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한 이유뿐만 아니라,

암에 걸릴 위험과 유선 종양이 생길 확률을 낮추기 위해서도 필수이다.


수컷 고양이도 중성화 수술을 할 때 고환을 제거함으로써,

고환 종양이나 전립선 비대 등의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중성화 수술은 고양이 백혈병이나 고양이 에이즈 같은 전염성 질병의 발병 위험도 낮춰줄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고양이의 중성화 수술이 인간의 욕심이라고 말한다.

자연스러운 동물의 본능을 헤치는 일이라나?


하지만 반려묘의 '건강'을 생각하더라도, 중성화 수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단지 번식을 막기 위함이 아니라, 반려묘와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나는 중성화 수술은 필수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발정이 오자마자 다니던 동물병원 수의사 선생님께 연락을 드렸다.


"사랑이가 벌써 발정이 왔나요? 몸무게가 적어도 2.5kg은 되어야 수술할 때 안전합니다."


아직 2kg밖에 안 되었던 사랑이었기에 당장 중성화 수술을 할 수 없었다.

물론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셨지만, 마취약에 잘 못 깨어날 수도 있다고 하셨다.

사랑이의 건강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상태일 때 수술을 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발정기를 더 겪지 않고, 안전하게 중성화 수술을 하려면 얼른 사랑이가 2.5kg가 넘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집사로서 의무를 다 하기 위해, 사랑이 살 찌우기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다시 분유를 꺼내야겠군..."


사랑이는 아기 고양이일 때부터 분유를 먹으며 자랐다.

분유는 아기 고양이를 위한 영양소가 가득하기에, 사랑이를 살 찌우기 좋은 음식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매일 밤 자기 전에 사랑이에게 분유를 먹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침 식사와 저녁 식사 모두 습식으로 준비했다.

물론 키튼 사료도 밥그릇에 항시 충전 완료!

 

비록 지갑이 조금 허덕이긴 하겠지만,

얼른 사랑이가 살이 쪄서 수술을 건강히, 무사히 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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