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같이 신문을 봅니다. 특히 제가 관심 많은 경제분야 기사는 빼놓지 않고 보지요. 요즘 일간지에 자주 실리는 기사가 있습니다. 바로 가처분소득이 감소했다는 것. "내 월급 빼고 다 올라!"는 슬프지만 실화였습니다. 한국인의 소울푸드 라면도 가격이 올랐고, 가격 동결의 대명사였던 초코파이까지 가격이 올랐습니다. 거기다가 고금리 유지로 불과 몇 년 전에 비해 늘어난 대출이자는 덤. 그러나 내 월급은? 물가상승을 감안해서 올려주긴 해도, 연봉 올랐다고 세금 더 떼이니 오른 게 체감이 되지 않습니다.
올해 들어 금리 인상 랠리가 멈추며 브런치북 <맞벌이 4인가족의 즐거운 짠테크>를 연재할 때보다는 경제 상황이 나아진 듯 보입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현실은 여전히 팍팍합니다. 여전히 장바구니 물가는 비싸고, 월급은 그다지 넉넉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전히 짠테크 중입니다. 매월 우리 가족의 지출 현황을 항목별로 정리하고, 늘어난 항목이 있다면 주의를 기울입니다. 지출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치솟지 않게 관리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건 제가 회사에서 하는 일과 참 비슷합니다. 회사에서 비용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매월 비용 계정별로 결산을 하고, 늘어난 항목이 있는지 분석합니다. 그리고 비용이 더 늘어나지 않게 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지요.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비용이 움직이도록 주시하고 관리합니다.
가정에서의 지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가족의 수입이 한정되어 있기에, 지출 역시 감당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가족 외출이 잦아 외식비가 크게 늘었다면, 다음 달에는 외식비를 줄이야겠다고 마음먹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의 폭탄세일로 의복비가 증가했다면 다음 달에는 꼭 필요한 것만 사거나 아예 의복을 사지 않습니다.
짠테크를 시작하기 전에는 간단한 가계부조차 작성해보지 않았던 제가 이제는 습관적으로 우리 가족의 지출, 현금흐름, 자산현황을 매월 체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세운 재정적인 목표를 향해 잘 가고 있는지 체크합니다. 1년 넘게 즐거운 짠테크를 실천한 것은 제게 큰 용기를 주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마음먹고 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또 장기적으로는 결국 재정적인 목표에 다다를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저희 부부는 워낙 집돌이 집순이에 화려한 삶과는 거리가 먼 소박한 삶을 지향합니다. 짠테크도 우리 가족의 이러한 삶의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짠테크를 해야지!'가 아니라, 자연스레 아끼며 살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SNS에는 흔히 화려한 삶, 마음껏 쓰는 삶이 펼쳐집니다. 그러나 같은 하늘 아래 한 편에서는 소박하지만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껴야지', '돈 좀 덜 써야지' 마음먹었다가 작심삼일을 반복하게 되는 분들은 단순히 돈을 아낀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라이프스타일을 바꾼다고 생각해 보세요. 소박한 라이프스타일은 자연스럽게 짠테크로 이어집니다. 작심삼일 하는 짠테크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짠테크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