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를 시작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그중 단연 중요한 이유는 ‘돈’ 일 것이다. 아무 이유 없이 통장에 매달 nnn만원씩 꽂힌다면 알바를 할 이유가 없으니까. 나 같은 경우에도 대학생이 되니 나날이 늘어가는 소비를 용돈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 알바를 시작한 케이스다. 무더운 여름날 집에서 가까운 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 단기 알바를 뽑는다기에 바로 지원했고 합격했다. 단기알바여서 그런지 일은 힘들었지만 같이 일하시는 분들과 음식도 나눠먹고 친분도 쌓고 재미있게 일했다. 중요한 건 알바를 다 마친 후였다. 사장은 행사 종료 후 2주 내에 입금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2주가 지난 그다음 날도, 그 다다음날도 입금해주지 않았다. 연락을 해보았지만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근무날짜와 근무시간을 알려달라는 문자만 반복했다.
이때 눈치챘어야 했다. 돈을 안 준 알바생들이 너무 많아서 헷갈리는 것이었다.
참다못한 나는 고용노동부에 신고를 했다. 여기서 나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이 사장으로부터 돈을 못 받은 직원들이 엄청 많다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30만원 언저리라서 소액이고 몇백만원을 못 받는 직원들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밀린 급여가 많아 회사를 찾아가 봤지만 회사의 존재유무조차 불분명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곳곳에 매장도 있고 매주 팝업스토어를 여는 브랜드라 수시로 알바 공고를 올리는 곳인데 다 돈을 안주고 있었다는 것인가. 어쨌든 나에게 일주일 이내로 급여를 주겠다는 구두약속과 그 이후에도 급여를 주지 않는다면 고용노동부에 출석요청을 한다고 들었다. 놀랍지도 않게 일주일 후에도 급여는 들어오지 않았고, 출석요청에도 응하지 않았으며, 이제는 전화조차 받지 않는다는(new!)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뻔뻔함을 경험했다. 내가 고용노동부 측으로부터 이런 충격적인 소식을 업데이트하고 있는 와중에도 알바 구인구직 사이트에 구인 공고를 내고 있는 그 회사가 어이없었다. 난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 구인공고를 내고 있는 구인구직 사이트에 이 공고를 내릴 방법을 모색했다.
사람*, 잡코**, 알바* 등 구인공고를 발견한 사이트에는 죄다 고객센터에 급여미지급 회사임을 알렸고, 내 신고내역을 캡처해 전송했다. 그러자 그 사이트에서 해당 구인공고가 내려갔다. 효과는 생각보다 빨랐다. 내 연락처를 차단했는지 전화도 안 받고 문자답장도 없던 그 사장이 나에게 바로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지 않자 고용노동부에 전화해 나에게 그 신고를 철회해 달라고 부탁한 사실을 전달받았다. 피해자가 이렇게 많은 데도 눈 하나 꿈쩍 않다가 본인이 피해받으니 길길이 펄쩍 날뛰는 게 꽤 볼 만했다. 그렇게 난 한 달 만에 돈을 받았다. 그 이후에도 알바사이트에 그 회사가 돈을 안 준다는 후기가 종종 올라와서 분노가 끓었지만 난 이제 돈을 받았기 때문에 신고할 명분이 없어 안타까울 뿐이었다. 알바비를 받는 건 알바생의 당연한 권리다. 알바비를 못 받은 전국의 알바생들이여,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꼭 받아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