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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연수 Aug 30. 2023

야시장

율동공원 


야시장           





이연수






공원 어둠 사이 달빛이 내려앉은 야시장이 열렸다     

리어카를 세워놓고 할머니는 밤의 돗자리를 깔았다

소쿠리 가득 낮이 흘린 땀방울이 영글었다     

쑥부쟁이 벌개미취 깻잎 쑥갓 오이 호박

지나온 세월을 흥정한다

'아주메 상추 사이소'

'아저씨 토마토 사이소'

'금방 따온 가지 사이소…'

폭염과 더위가 서성거린다     

공원을 돌고 돌아

할머니를 생각하고

어머니를 생각하고…

행락객은 측은함을 계산 중

밤의 지폐를 세고 나니

밭이 한 움큼 비닐봉지 안에 들어왔다

떨이라고 했던 할머니의 야채들은 

별빛과 달빛에 버무려져     

새로운 손님이 다시 풍경으로

들어온다 

소쿠리는 달빛이 수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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