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시를 쓴다. 재미 삼아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신춘문예나 신인문학상도 제출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시집을 자주 사서 읽는 건 아니다. 내 생각에, 시만큼 취향을 타는 글은 잘 없다. 기껏 괜찮아 보인다고 산 시집도 끝까지 읽기가 쉽지 않다. 시만큼 자기 생각에 빠져 쓰는 글이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의 시 백일장에서 장원을 하고 이후에 장난처럼 퇴직 사유가 '등단'이면 엄청 멋지겠다는 얘기를 하는 후배들이 있었다. 그 말에 나는 "00 씨, 마지막으로 시집 돈 주고 산 게 언제인가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집을 돈 주고 사지 않는다.
그래서 시를 소개하는 글을 써보려고 한다. 좋은 시와 시인이 알려져서 서점에서 시집을 찾아 읽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났으면 좋겠다. 가끔 운 좋게 위로가 되는 시 하나에 마음이 일렁거리는 그 기분을 당신도 느낄 수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