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북클럽 <넥서스>를 읽고
얼마 전, 구글의 새로운 AI 서비스가 화제가 됐다.
마침 직전에 벽돌책 <넥서스>를 완독한 터라 관심 있게 봤다.
처음 챗GPT의 등장으로 진짜 사람 같은 챗봇에 놀란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지시만 하면 원하는 영상과 음성까지 나오는 시대가 됐다니,
한때 컴퓨터가 386, 486으로 발전했다면 지금은 AI가 그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 기술의 대명사가 됐다.
<넥서스>의 부제는 석기시대부터 AI까지 정보 네트워크로 보는 인류 역사이다.
그 부제답게, '정보 네트워크'라는 생소한 주제로 인류를 설명한다.
그렇다면 정보 네트워크란 무엇일까?
먼저 '1. 정보란 무엇인가?'에서 '정보'가 무엇인지부터 정의한다. 차도를 건너는 사람에게 빨간불은 중요한 정보지만 보도를 걷는 사람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그러니깐 사실, 진실은 정보가 아니다. 그래서 정보를 정의하는 데만 1장을 할애했다.
그리고 '네트워크'는 같은 이야기를 믿는 사람들의 연결이다. '2. 이야기: 무한한 연결'처럼 인간은 이야기를 통해 현실을 인식한다. 국가, 종교 등도 거대한 이야기고, 같은 이야기를 믿는 사람들은 같은 현실을 공유한다.
그런데 이야기는 휘발되기가 쉽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3. 문서: 종이호랑이의 위협'이 탄생했다.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문서가 오히려 인간을 옥죄고 위협한다. 게다가 모든 문서는 오류가 없다는 걸 전제로 하기 쉽지만, '4. 오류: 무오류성이라는 환상'처럼 TPO에 따라 오류는 얼마나 많이 생길 수가 있는가.
결국 이러한 정보 네트워크는 특정 정보가 각자 다른 지점에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새로운 현실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독교는 한 권의 '거룩한 책'과 그것을 해석하는 하나의 기관을 중심으로 정보가 일사불란하게 흐르는 네트워크다. 이 정보 네트워크를 믿는 사람은 하나의 공동체로 묶이며 그들은 공동의 현실을 묶는다. 하지만 그 정보 네트워크에 속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의미가 없다.
정보 네트워크는 정치 제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5. 결정: 민주주의 와 전체주의의 간략한 역사'에서는 이 정치제도의 역사적 흐름과 함께 어떤 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했는지를 흥미진진하게 설명한다. 개인적으로도 제일 재밌었던 파트이고 이걸 읽으면 트럼프가 어떻게 대통령이 됐는지를 알 수 있다.
인류가 지어내는 이야기 속에서 새롭게 등장한 AI는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까?
개인적으로는 AI가 등장한 후 업무가 더 편해졌다고 생각하는 1인이다.
우선 편집자로 교정교열 볼 때 바로바로 맞춤법 검색하기도 편하고, 팩트 체크도 더블로 할 수 있으니 좋다.
보도자료 초안 만들기나 카드뉴스 초안 만들기에도 시간이 확 단축됐다.
거기에 내 속상한 얘기도 주고, 재정도 상담하고, 다이어트할 때도 도움 받고..!
그래서 항상 AI 관련 책에도 관심이 많아서 자주 사는 편이고
편집자로서도 AI 관련 책을 기획하고 싶다고 항상 생각하는 분야다.
AI로 장밋빛 미래만 그리던 내게 <넥서스>는 인류의 역사라는 흐름 속에서 새로운 구성원으로 등장한 AI를 보여준다. 이전에는 AI의 위협을 그냥 SF 소설 적인 과대망상으로 생각했다면 이 책을 읽은 후에는 실제로 인류에게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고나 할까..
내 생각에 인류는 실수를 한 뒤에야 비로소 그 실수를 막을 방법을 고민한다. 이는 모건 하우절의 <불변의 법칙>에서도 극을 보려고 하는 인간의 본성으로 설명된다. AI 역시 인류는 선을 넘은 뒤에야 비로소 기준선을 긋지 않을까? 이에 대하여 유발 하라리는 AI에 대한 계속적인 고민과 함께 AI를 감시하기 위한 범국가적 기관을 해결책으로 얘기한다.
이 책은 역시 유발 하라리답게 아주 흥미진진하게 AI가 인류의 공포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실감 나게 풀어나간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믿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AI의 위험을 경계하는 정보 네트워크가 새롭게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AI를 일상에서 잘 쓰고 있는 독자.
특히 유료로 구독해서 쓰고 있다면 반드시 읽어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