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 날의 우연
살풀이춤사위 흰 명주 수건처럼
어지러이 눈 솜 나부끼고
너는 흰 천으로 온몸을 덮으려 한다.
차갑고 무거운 문이 열리고
흰 천 아래 누운 너를 보며
그가 담담한 어쩌면 슬픈 표정 지을 때까지
영면에 들 수 없음에도
만약 너와 그의 시선이 마주친다면
꼬리별이 될 수 있을까
같은 항성을 도는 행성들처럼
영원히 교차할 수 없었던 서로의 궤도
한 줌의 불꽃으로 잠시 스칠 뿐일지라도
어지러이 날리는
분분한 눈 솜 사이사이는
밤새도록 메워지겠지
혹시 곧게 이어지지 못했던
헤아릴 수 없는 감정의 사이사이도
메워지기를 바라는 것인지
어지러이 눈 솜 나부끼고
그이 생각으로 하얗게 덮여가고
다시 사랑하게 되고
이 모든 것이 우연이라면 좋겠다
이제 괜찮다고 차마 웃을 수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