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의 바람은
꽃을 시샘하지 않았다
슬픈 운명
차라리 피지 말라고 흔들어대도
피어났으니
누굴 탓하랴
언제 피었는지 모를 꽃은
속죄를 하려는 듯
한 잎 한 잎 슬픔을 떨궜다
그 해 나는
몸살처럼 봄을 앓았다
어느 계절
소란스럽게 들레는 소리에
얼룩 같은 빛이 우리는
창을 열자
꽃이 배시시 웃고 있었다
아파하지 말라며
넌덕을 부린다
네가 봄 햇살을 가져갔다고
탓하곤 하였다
여전히 찬란한 하늘 아래
눈을 뜨지 않은 채
꽃 피고 지는 봄이
이 봄이
계절의 시작이든 아니든
무슨 상관이랴
나는 그리고 너도
살아가는 결대로
때가 되면
새봄을 맞이하면 되는데
새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