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에 고운 무늬를 새겨넣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를 해내면 일을 다스리는 수준이 되고, 이 같은 능력이 화살을 땅에 꽂아 넣을 정도로 끝에 도달한 상태를 ‘이치’라고 한다. 여기에 자동차의 범퍼를 손으로 떼어내며 차를 완전 해체할 정도로 일을 이루면 만사를 풀어내니 통달의 경지에 이른다. 이것이 ‘이해’이다.
이해가 참되게 적용된 사례는 옛 두바이의 역사적인 거리에서 볼 수 있다.
BBC는 지난달 알 파히디 역사 지구(the Al Fahidi Historical Neighbourhood)를 둘러보며 옛 두바이의 역사적인 거리들이 극한의 더위를 이겨낸 비결로 바람탑(wind towers)과 내부 중정(inner courtyards), 마슈라비야(Mashrabiya), 시카(Sikka) 등이 있다고 보도했다.
바람탑은 건물에 그늘을 드리우고 공기 흐름을 조절한다. 고도가 높은 곳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포착해 건물 안으로 끌어들이고, 건물 내부에서는 따뜻한 공기가 위로 상승해 밖으로 빠져나간다. 바람탑은 실내 온도를 섭씨 10℃ 정도까지 낮춘다.
이 지역 대부분의 빌라들은 내부 중정을 갖추고 있다. 밤에는 시원한 공기가 아래로 내려오도록 하고, 주변 방들로 퍼져나가게 한다. 중정은 높은 벽들과 넓은 처마, 울창한 식물들로 둘러싸여 먼지와 모래로부터 보호해주고, 햇빛 노출도 최소화 해 준다.
빌라 외벽에는 마슈라비야라고 불리는 천공(穿孔)된 창살 장식이 있다. 이 장식은 실내조도를 조절한다.
시카는 좁은 보행자 통로로 폭이 2~3m를 넘지 않는데, 빌라들 사이를 지나며 보행자를 넓은 공공 공간으로 이끈다. 시카는 제한 없는 공기의 순환을 가능하게 한다. 마스다르 시티의 경우 주변 온도를 최대 10℃까지 낮춘다.
이 같은 건축방식은 영국 런던의 로열 첼시 병원과 미국 유타주의 윈드캐처 하우스, 아부다비의 루브르 미술 박물관, 인도 트리수르의 브리딩 월 레지던스, 일본 히로시마의 옵티컬 글라스 하우스 등에서 볼 수 있다
브루샬리 마트레(Vrushali Mhatre) 두바이 헤리엇와트 대학교 소속 실내 건축 및 디자인 조교수는 "오늘날에도 주변 환경을 이해하는 것(understanding the ambient environment), 그 환경의 요구에 맞춰 설계하는 것이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주택을 지속가능하게 냉방하는 것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해라는 원리를 바르게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한 사례는 손자병법에서 볼 수 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손자병법 모공편에 나오는 말로, 자신과 상대방을 잘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로울 것이 없다는 뜻이다.
손자병법은 전 세계 리더 중의 리더의 애독서이다.
조조는 손자병법에 주석을 달 정도로 손자병법을 즐겨 읽으며 여러 제후를 연달아 평정하고, 중국의 삼국시대 위나라의 기틀을 닦았다. 조선의 이순신 장군은 애독자라는 증거가 없지만, 난중일기에 ‘지피지기, 백전불태’ 등 손자병법의 문구가 나온다. 그는 전장과 전투 상황을 잘 대비해서 항상 승리했다. 나폴레옹도 손자병법을 즐겨 읽었다고 전해진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창업자는 손자병법을 경영의 지침서로 적극 활용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저서 ‘챔피언처럼 생각하라’에서 손자병법에 나오는 지혜를 배우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콜린 파월 장군은 걸프전을 승리로 이끈 과정에서 개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8대 기준을 내걸었는데, 손자병법의 내용과 뼈대가 같다.
이해는 하나의 개념을 완전히 쥐어잡는 것이다. 한 단어나 여러 단어로부터, 기호나 상징에서도 그것이 전달하려고 하는 의도된 생각을 받아들여야 문자 그대로 ‘이해를 이룬다’라는 경지에 도달한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세상의 한 가운데에 서서 개념을 알아차려야 하고, 면밀히 살피고 조사하며 검사에 숙고하는 행동이 뒷받침이 돼야 한다.
이해는 ‘나는 안다, 나는 방법을 안다. 나는 위에 서 있다’라는 말이다. 따라서 내가 얻으려는 것에 가까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