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에 입소한 아들에게 쓰는 편지 11
사랑하는 민아,
지난 주말에 건강한 아들의 목소리를 들으니 안심을 넘어 든든한 마음이 들더구나.
5월, 초록빛 나뭇잎 사이를 꿰뚫는 듯한 눈부신 햇살이 춤추는 계절에 우리 아들은 훈련소에서 밥도 맛있게 먹고, 사격도 명중하고, 하나님과의 교제를 이어가려 애쓰고 있구나. 5월의 햇살보다 더 빛나는 아들, 민.
한 유명한 신학자가 '역사란 창조와 종말 사이이고, 그 목적은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했다는구나. 아들의 군생활 처음과 끝, 그 사이의 시간들이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길 기도한다.
오늘은 동생, 현이랑 농구를 하고 헬스장에서 근력운동을 했어. 가슴과 어깨 부위 운동을 했는데 팔 운동을 한 것 같아. 정확한 자세를 익혀야 할 것 같아.
전화에서 얘기한 것처럼 세상이 참 좁구나. 아빠 대학교 친구의 아들이 민이와 같은 생활관에서 지낸다고 하니 말이야. 아빠 친구는 충청도가 고향인 점잖은 친구로 기억되는구나. 한때 아빠의 전도 대상자 명단에도 있었는데 한 번도 복음을 전한 적이 없어. 이런 만남이 우연이 아닌데, 올해는 기도하고 준비하여 새 생명축제 때 초대해 봐야겠다.
'팬텀싱어 4'가 방영되는 요즘, 아빠는 예전처럼 시청하지 못하고 있어. '팬텀싱어 3'때는 현이랑 같이 푹 빠져서 시청했는데 고 3이 된 현이 공부가 방해될까 싶어 살살 눈치 보며 본다.
출연자 중 한 뮤지컬배우가 눈에 들어오더라 노래도 무척 잘하지만 그의 말과 행동에서 풍겨지는 것이 크리스천 같았거든. 그 배우를 검색해 보니 교회에서 찬양인도를 했었더구나. 그가 부른 찬양도 유튜브에 떠있고, 찬양도 참 좋더라.
아들, 군대에서는 어떤 걸그룹이 대세야?^^ 아이브의 신곡이 나왔던데. 민이가 고등학교 때 좋아했던 레드벨벳은 얼마 전에 콘서트 한 거 같고, 아이유 주연의 '드림'이란 영화는 개봉을 했고.
언제 아들이랑 조금은 소박한 뮤지컬, '빨래'를 보고 싶네. 뮤지컬 본 지 참 오래됐다. 아주 오랜 전 함께 공연했던 이석준배우가 제작한 '스크루테이프'도 다시 극장에 올려졌던데 보고 싶고, 하고 싶은 것들이 많네. 봄이어서 그런가?^^
아빠 학교의 교감, 교장선생님이 올해 다 바뀌셔서 처음엔 낯설었는데 지금은 잘 적응하고 잇는 거 같아. 두 분 다 아빠를 격려해 주시네. 아빠가 생각해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거 같아.ㅋㅋ
벌써 시간이 자정이 되어가네. 잘 자고.... 사랑한다. 우리 아들.
2023.5.1.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