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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쇼호스트 김형수 Jun 14. 2019

쇼호스트 되기 2

- 외모에 대한 불안   

그리운 현대홈쇼핑 식구들과 촬영중  


10년 전 쇼호스트 아카데미 강의를 그만뒀다. 홈쇼핑에서 공채로 뽑는 인원은 적은데, 수강생은 너무나 많았다.  매 기수 들어오는 지망생들 가운데 실제로 쇼호스트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가능성이 있는 친구들은 매우 적어 미안했다. 

그런데 지금 마음이 바뀌었다. 온라인이건 직접 대면할 수 있는 오프라인에서건 이제는 쇼호스트 지망생을 만나도 될 것 같다.  홈쇼핑 수가 많아졌고, 모바일을 이용한 V커머스 시장이 도입되고 있어 쇼호스트 수요가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쇼호스트가 단번에 되진 못하더라도 고객이나 클라이언트를 설득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이 쇼호스트의 말하기 방법을 배운다면 자신의 업무 능력을 향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취업지망생이라면 자신이 원하는 회사가 신입사원에게 바라는 것을 분명히 이해하고, 면접의 장에서 조리 있게 자신을 ‘세일즈’할 수 있는 방법을 체득하게 된다. 상황이 변하니, 완고했던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잘하고, 잘 알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오늘 쇼호스트 되기는 ‘외모에 대한 불안감’이다. 


아카데미에서도, 한 때 운영했던 카페에서도 자신은 쇼호스트를 지망하는데 예쁘고, 잘생긴 사람만 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수강생을 받아야만 하는 곳에서는 “외모가 예쁘거나, 잘생긴 것보다는 방송에서 친근하고,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외모면 충분합니다.”라고 말한다. 

반드시 그렇기만 할까? 

유감이지만 실제로 홈쇼핑 회사의 채용담당자들은 외모를 많이 본다. 소위 말하는 '미남, 미녀'여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인상, 이미지, 풍겨져 나오는 분위기 등을 뜻한다고 보면 된다. 

한 회사의 면접 절차에서 스피치를 매우 잘하고, 외모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방송 쪽 경력도 있는 지원자가 있었다. 그러나, 면접관들이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 중에 그 지원자의 인성에 대한 레퍼런스를 받은 면접관이 반대 의견을 표출했고, 그 지원자는 탈락한 예가 있다. 이런 보기 드문 사례를 제외하고, 짧은 전형절차에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외모와 프레젠테이션 능력이다. 인성과 조직 적응력 등 어느 하나 중요치 않은 부분은 없지만 안타깝게도 그것을 시험할 절차가 쇼호스트 공채에는 없다. 


‘예쁘고, 잘 생기지 않은’ 당신은 실망해야 하는가?

아니다. 쇼호스트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당신은 적어도 거울을 보며 나는 멋지다, 나는 예쁘다, 나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일 것이다. 노력을 기울이면 말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외모도 시험에 걸맞게 바꾸어 나갈 수 있다. 현직 쇼호스트들 가운데서도 가전, 식품, 주방, 생활, 금융, 무형상품 등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는 이들 가운데 속칭 미남, 미녀의 범주에는 들지 않는 분들이 많다.  뷰티나 의류 상품이 아니더라도 보람 있고,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분야는 얼마든지 있기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 장동건의 미모를 가진 사람이 면접장에 나타난 적이 있다. 모든 면접관의 이목이 집중되었는데, 오히려 그의 작은 실수 하나조차 부정적으로 부각되는 역설도 있었다. 


신입 쇼호스트를 공채로 뽑는다는 것은 결원이나 기타의 사유로 T/O가 났다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쇼호스트 선발에 지원하려 하는 이때, 식품 주방 생활 등의 분야에 잘 어울리는  사람을 선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회사가 있다면 조리 있고, 친근하고, 유쾌하고, 재치 있고, 끼있고, 발랄하고, 푸근한 인상의 사람이 쇼호스트로 선발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의류, 이미용 상품을 담당할 쇼호스트를 뽑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스타일을 먼저 챙겨 보게 될 것이고. 


실망하지 말자. 들어가 일할 회사는 많다. 회사 별로 사정은 각기 다르고, 식품주방 담당을 뽑으려고 T/O를 정해놓았어도 지원자가 너무나 마음에 들면 추가로 합격시킬 수도 있는 것이 공채다. 요즘은 작은 회사에서 큰 회사로 옮겨 가는 기회도 자주 있다. 어디서든 시작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 문제는 당신의 스피치와 방송 능력이다. 능력 있는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눈에 띌 가능성이 있으니까. 


어쨌거나 실망하지 말자. 공중파 아나운서 채용처럼 27~8세만 되어도 노장 지원자에 속하는 일은 여기에 없다. 30세가 훌쩍 넘어서도 충분히 도전해 볼 수 있는 곳이다. 홈쇼핑 쇼호스트를 뽑을 때 나이 문제는 부차적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중요한 것은 생방송을 담당할 수 있는 배포와, 스피치 스킬, 순발력, 끼 등의 방송 능력이다. 

당신이 준비되어 있다면, 기회는 온다. 준비되어 있지 못하고, 자신감이 없으니까 안 되는 게 더 안 되는 거다. 준비하자. 홈쇼핑에 대해 공부하자. 쇼호스트가 되려 하는 자신의 능력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자.  면접이라는 면접자와의 첫 만남에서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이 되자. 수년간 쇼호스트 공채의 면접관으로 참여해 가며 느낀 것이다. 

내가 가진 장점이 극대화되고, 마침 그 장점을 필요로 하는 회사가 공채를 한다면 당신이 쇼호스트로 뽑힐 확률은 높아진다. '운칠기삼'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일 것이다. 

지원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간명하다. 자신이 원하는 회사가 자신을 'buy'할 수 있게끔 준비하는 것이다. 

운은 준비하는 자에게 따른다. 


쇼호스트 되기는 3편에 이어집니다. 


잘 읽으셨다면.... 구독이라도 좀...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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