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굿모닝 비엣남 Jul 03. 2020

#06. 베트남의 유혹 - by Lee

[약간의 용기]

[약간의 용기]



평소보다 조금 크게 심 호흡을 해라,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호흡이 거칠어지면 긴장감은 더 커진다. 부끄러워하거나 두려워할 필요는 전혀 없다. 당신의 등뒤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다. 딱 세 걸음을 당당히 걸을 수 있는 조금의 용기만 있으면 된다. ‘하나’ ‘둘’ ‘셋’ 세 걸음을 걷는데 성공을 했다면 당신은 더 이상 이 영화의 주인공이 아니다. 비록 당신의 등 뒤에 있는 것이 술에 취한 고객이던, 홍등가의 적색의 간판이던, 설사 당신의 실수로 인해서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사람일지라도 … 세 걸음을 걸을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당신은 길거리의 풍경에 녹아 들어갈 수 있다. 

 

당신이 길거리의 행인1이 된 순간 당신이 한 어떤 행동에 대해서도 걱정을 할 필요는 전혀 없다. 행인은 말이 없다. 그리고 주인공이 아닌 당신에게 말을 거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당장 택시를 잡고 집으로 출발을 해서, 집에서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해고 잠자리에 들면 된다. 따뜻한 물은 숙면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당신의 몸에 일부 남은 더러운 것들을 씻어 낼 수도 있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좋은 꿈을 꾸기를 기도한다.

 

성경에서 사람은 선악과를 먹고 타락했다고 이야기를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원래 타락한 존재가 조금의 용기를 가졌기 때문에 천국에서 쫓겨 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으로 생각한다. 한나 아렌트가 말한 것처럼 악은 평범하다. 그리고 그것에 빠질 수 있는 유혹은 매일 아침 나를 찾아온다. 하지만 머리 속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나와 같은 모국어를 하는 사람들이, 나를 감시하는 길거리의 기계 눈이, 사회의 규범과 법규가 내가 내가 내가 평범해 질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없게 항상 지켜보기에 나의 수많은 유혹들이 제약이 걸리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는 조금 다르다. 처음 가보는 길에서 당신을 아는 사람을 마주칠 수 있는 확률은 영에 수렴을 하고 그 누구도 당신을 관찰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나라의 법과 관습 도덕을 읽고 이해 하기에 이 나라의 언어는 너무 어렵다. 아니 별로 그것을 알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등뒤에 어떤 것을 묻어 놓고 크게 심호흡을 하고 있을 것이다. 세발 자국을 걷기 위한 용기를 얻기 위해서 …

 

누군가의 등 뒤의 감춰진 것들에 대해서는 조금도 궁금하지 않다. 모든 진실이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내 뒤에 감춰진 것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무거워지며 고통은 그만큼 익숙해 진다. 첫사랑의 미소가 흐릿해지는 만큼 처음 만나는 소녀의 향수 냄새는 더 짙어진다. 줄어든 담배의 길이만큼 거짓말은 늘어나 있다. 거짓말의 달콤한 대가, 진실보다는 쾌락과 편리가 중요한 현대인의 사랑 법, 달처럼 끊임 없이 공전하는 룰렛 위의 구슬들, 폭력, 사기 거짓 등 지금 이 순간에도 모국을 떠나 평범한 풍경이 되어버린 수많은 사람들은 그것들을 위해서 용기를 내고 있다. 그리고 세 발자국을 걸은 이후, 감시자를 잃어버린 풍경의 행동은 평소보다 조금 더 담대한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술에 취할수록, 내 호흡이 짧아지고 발걸음이 가벼워 지는 것이 두렵다.. 

 

 


내가 걸음을 옮기기 전 심호흡을 평소보다 더 깊게 하게 하소서

나를 유혹에 빠지게 하되 항상 나의 돌아서는 발걸음을 조금 더 무겁게 만들어 주소서

 

그리고 내가 항상 사랑하는 이들의 미소를 잊지 않게 해주소서 

작가의 이전글 #05. 베트남의 음식 - by Le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