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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령 Aug 01. 2020

나를 알아가는 여정, 삶?

책에서 얻은 영감으로 머릿속 정리하기

사람은 각자 자신의 방식대로 인생을 살아간다. 계획대로 살아야 마음이 편한 사람도 있고, 즉흥적으로 살며 모험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나 스스로를 즉흥과 모험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단정했었다. 

삶에서 마주한 많은 결정들에 즉흥적, 모험적이었고 그로 인해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들을 지날 때마다 걱정과 불안으로 마음 한구석에 언제나 스트레스가 자리했다. 

스트레스가 새로운 일에 대해 동력으로 작용하면 좋았을 테지만 나에게는 두통, 불면증과 같이 건강의 악화까지 초래할 정도로 악영향을 주었다.


30살이 다 되어서야 나는 계획이 있을 때, 준비되어 있는 상황에 더 만족감을 느낀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지향했던 삶의 방식은 즉흥과 모험이었지만 나에게 맞는 방식은 계획과 안정이라는 걸 알고 나자 인생의 많은 부분이 편해졌다. 


마음은 항상 이쪽과 저쪽의 삶을 저울질하느라 우왕좌앙했고 내 삶의 초라함을 확대하고 다른 삶의 풍성함을 이상화했다. - 노지양 지음, 책 <먹고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


지난날을 생각해보면 나는 내가 지향하는 삶의 방식을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며 살았었다. 그리고 나의 기대와 실제의 내 모습의 격차를 보며 꾸준히 실망해왔다. 

삶의 방식이나 타고난 성격 같은 건 좋고 나쁨이 아니라 다름일 뿐인데, 나 스스로 그 안에서 등급을 나누고 내가 정한 높은 등급의 것을 갖고 싶다는 환상에 젖어 살았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인생을 살면서 본인 스스로에 대해 아는 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본인에 대해 잘 알수록 미래에 만날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좀 더 확신에 찬 결정을 할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상생활 속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에 대해서는 아주 작은 것이라도 꼼꼼히 보관해두려고, 기억해두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위해서는 혼자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나 자신의 마음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다면 처음엔 어색할 수 있다. 내가 그랬으니까.

일상의 일들에 밀려 있는 내 마음 상태를 끊임없이 돌봐주고 우선순위에서 밀려나지 않게 신경 쓰는 건 중요한 일이다. 


나는 처음에 여러 유튜브 영상들과 책에서 본 몇몇 질문들을 적은 종이책과 펜을 들고 소파에 한참을 앉아있었다. 잔잔한 배경음악을 깔아 두되 핸드폰은 모든 알람을 끄고 액정이 안 보이게 뒤집어두었다. 그리고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아가면서 나와의 대화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어떤 때 행복한 사람인지, 최근에 결정한 일이 있다면 그에 따른 나의 만족감은 어떤지, 내 마음은 요즘 어떤지.. 마치 심리 상담가가 환자를 대하듯이 조심스럽게 상냥하게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대답을 찾아가는 데 훨씬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과정을 통해 내가 나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었는지, 무심해었는지 깨달아 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 글을 쓰다 보니 결국 인생은 나를 100%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 속의 나, 오롯이 혼자인 나, 하루하루 성장해가는 나를 알아가는, 온전히 '나' 하나 이해하는 게 목적인 여정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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