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경제적 독립을 시작하며
공부를 열심히 해서 안정적인 직장을 갖는 것, 그렇게 성실히 살아서 노후를 잘 준비해 자녀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지만, 정작 돈을 배우진 못했다. 내가 관심을 갖고 읽어온 사회 문학서, 심리 서적, 철학서 등에는 투자가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지 않았다.
삶은 잘 견뎌내야 하는 것이고, 불행이 때때로 찾아오더라도 긍정적을 받아들이고 다시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었다. 경제적 자유라는 것은 이제껏 들어본 적이 없다. 나는 그런 개념조차 있는지 모르고 살아왔다.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왔고, 건강에 큰 문제가 없으며, 자녀들도 잘 자라고 있다. 큰 욕심 없이 성실히 화목한 가정을 이룬 것 같은 지금, 내 앞에는 끝이 뻔히 보이는 '거기까지의 삶'만 남겨진 것처럼 느껴졌다.
다른 어떤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동기를 찾지 못하자, 이내 다시 무기력해졌다. '왜 그렇게 나를 괴롭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 늘어지기 시작했고, 의욕이 떨어져 갔다.
하지만 '안정'이 부유함과 여유로움은 가져다주지 못했다. 나는 안전한 회사라는 작고 좁은 감옥이 위험한 바깥세상에서 나를 지켜주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있었다. 열심히 일했고 인정도 받았지만 회사 밖에서 나는 아무런 존재가 아니었다.
방법을 찾으려 했지만 다른 사람의 조언이 들어오지 않았다. 감옥을 벗어나 자유를 찾은 사람들은 이야기를 실상을 따져보면 '불안한', 알고 보면 '별거 없는' 삶일 것이라고 애써 외면했다.
아내는 주변 동료가 일단 시작만 해보라고 해서 한번 해봤다고 말했다. 그동안 주식은 돈 놓고 돈 먹기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다. 내가 본 주변 사람들 중에는 주식 투자로 돈 날렸다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주식은 담배나 마약처럼 빠져들면 큰일 나는 나쁜 도박이었다.
주식 투자를 권유하는 유명인들이나 어떤 증권사 대표의 말은 자기 사업을 위해 순진한 사람을 꼬드기는 다단계 사기꾼처럼 보였다. 어릴 때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경제적 빈곤을 경험해 본 나로서는 투자, 사업은 삶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는 욕심을 가지면 안 되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투자는 내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이 세상의 반절이었다. 그동안 내가 자본주의 세계에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제야 실감하게 되었다. 내가 몰랐던 이 반쪽 세상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기회를 찾고 부를 쌓고 실패를 하면서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정보를 나누고 있었다. 생각보다 더 다양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투자 방법들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안전하게 은행이자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내가 그동안 살아왔던 '안전한 반쪽 세상'에 속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동안 극도의 안전함을 추구하면서 금융회사들이 나에게서 얼마나 많은 비용을 가져갔는지, 나의 기회를 얼마나 앗아갔는지 알고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눈물의 해약을 하면서 다시는 그들에게 내 소중한 돈을 빼앗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모든 용어가 생소했고 무서웠다. 모든 버튼이 뭔지 몰랐고 잘못 누르면 내 돈을 순식간에 낚아채갈 것만 같았다. 그로부터 10개월이 지났다. 많은 유튜브 방송을 보고 책도 빌려서 봤다. 돈에 관련된 서적은 그동안 한 권도 읽지 않았었는데, 이제야 이런 공부를 시작했다는 것에 큰 후회를 했다.
열심히 하면, 마음을 다잡으면, 꾸준히 기다리면 나도 그토록 원하던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더 젊은 나이에 내가 원하는 꿈 꾸는 삶을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벅차고 생활에 활기가 돌았다. 제2의 인생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에 어떠한 수고로움도 감당할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겼다. 어린 시절 내 미래를 위해 밤새며 공부하던 열정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았다.
더 열심히, 더 치열하게 공부하고 연습할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10년 후의 독립된 나를 꿈꾸며 그 과정을 열심히 기록해나가려 한다. 내가 몰라온 반쪽의 투자 세계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 또 그 과정을 내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