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변주곡에서 베토벤 월광 3악장까지를 꿈꾸며
'온통 하얗게 뒤덮인 눈 위에 나무 한 그루'
'Dcember'의 쓸쓸하고 당장 눈물 날 것 같은 선율에 난 푹 빠졌다.
고등학교 시절 만나게 된 쇼팽은 나를 신세계에 빠져들게 했다.
왈츠, 녹턴, 발라드, 마주르카, 에튀드, 스케르쵸, 어떻게 이 모든 곡들이 좋을 수 있을까?
고등학교 3학년이 돼서 만난 베토벤은 쇼팽의 감미롭고 시적인 느낌과는 완전히 달랐다.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들이 북받치면서 끓어오르는 느낌이 났다.
하지만 대학교 이후로는 피아노에 대한 열정을 이어갈 수 없었다.
피아노는 이런저런 핑계로 우선순위에서 밀려났고, 내 삶에서 그렇게 지워졌다.
그토록 완성하고 싶었던 베토벤 월광 3악장을 펼쳤다.
한참이 지났는데도, 엊그제 만난 것처럼 가슴이 설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