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안 아파, 내가 아파

상황 파악 좀...

by 케잌

1. '지구가 아파요'라는 말이 제대로 와닿은 적이 없다.

2. '아야 아야' 아파서 울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진 지구를 보면 저건 누구 들으라고 하는 말인가 궁금하다.

3. 다른 생명은 둘째 치고, 옆사람이 아픈 것에도 무심한 어른들에게 '아픈 지구' 컨셉이 웬 말인가 싶고, 어린이와 청소년을 향한 말이라고 하기에는 문제의 핵심을 가리는 접근방식인 것 같다.

4. 게다가 지구를 보호하고 보살피는 존재로서 인간의 역할을 강조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으나, 사실 조금 건방진 생각 아닌가 싶다.

5. 누가 누구를 보호한다는 말인가?

6. 나는 지구가 '어디까지 하나 한번 보자'하고 참아 주다가 수틀리면 인간을 확 쓸어 버리는 상상을 한다.

7. 어휴, 그냥 콱! 이러면서 한 번에 리셋 버튼을 눌러버릴 것 같은데, 그 순간에 아픈 건 지구일까 나일까.

8. 소비자의 심리를 파고들어 있지도 않은 욕구를 만들어 내고 기어이 구매하게 만드는 일에 있어 예술의 경지에 오른 마케터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어째서 '아픈 지구' 같은 메시지가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9. 글로벌 기업에서 진행하는 마케팅 캠페인이었다면 저 메시지가 과연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10. 정신 차리자. 지구는 안 아프다. 우리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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