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억은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

밑도 끝도 없는 춤판의 기억

by 케잌

1. 가로수길의 어떤 술집에서 춤을 춘 적이 있다.

2. 와인을 마셨던가 맥주였나 그것도 아니면 칵테일이었나.

3. 평일 이른 저녁, 가게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고, 나와 일행은 흥이 올랐다.

4. 가게의 음악이 마음에 들었었나 보다.

5. 다른 가게들과는 다르게 좌석과 좌석 사이의 거리가 널찍해서 여유로운 것이 좋았나 보다.

6. 취하지도 않았으면서 멀쩡한 정신으로 일어나 춤을 추기로 한 것이다.

7. 먼저 춤을 추자고 한 것이 언니였는지 나였는지 모르겠지만, 누군가 제안으로 했고 다른 이가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다.

8. 아무에게도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우린 테이블 옆의 작은 공간에서 몸을 흐느적거렸고, 그런 우리를 흥미롭게 바라보던 다른 테이블의 사람들이 곧이어 우리 뒤를 따라 춤을 추기 시작했다.

9. 그날 평범한 작은 술집에서 아마도 그런 짓(?)은 처음 벌여봤을 몇몇이 행복한 마음으로 춤판을 벌였다.

10.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어떤 기억은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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