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창작자

by 케잌

1. 오늘은 도대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날이었을까?

2. 이 질문에 답이 떠오르지 않을 때면 '그래, 지금은 몰라도 나중엔 알게 되겠지' 혹은 '지금 하는 일이 힘들어도 언젠가 다 도움이 될 거야'라고 생각해버리고 만다.

3. 하나만 떼어내서 보면 형체를 알 수 없어도 멀리 떨어져서 보면 비로소 그게 어떤 그림의 일부였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4. '문장이 하나씩 무대 위에 섭니다. 하려는 그 말을 하고 나서 무대에서 내려옵니다.'

5. '짧게 잘 쓰는 법'이라는 책에서 위의 문구를 읽었다.

6.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은 문장을 여럿 모아놓고 의미가 또렷한 문단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7. 만족스럽지 않은 하루가 차곡차곡 모여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줄 거라고 믿는 것이 허황된 것처럼.

8. 부분을 보고 무엇의 일부인지, 이것들이 모여 어떤 그림을 만들어 내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건 관객이다.

9. 창작자는 그 부분이 정확히 어떤 역할을 수행해 주어야 할지 알고 있다.

10. 나는 내 하루의 주인. 언제나 완벽한 하루를 보낼 순 없지만, 적어도 어떤 하루를 보내고 싶다는 의도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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