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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연 Jun 19. 2022

책 저주토끼, 기묘한 이야기와 여운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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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작가의 작품 <저주토끼>는 SF소설에 속한다. 현실에서 일어날 법 하지만 결코 일어나지 않을 상상이야기들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우연히 한 독서관련 사이트(아마 채널예스였던 것 같다)에서 이 작가의 인터뷰를 보고 책의 제목이 특이해 검색해 본 뒤 읽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 책을 처음 만나게 됐던 계기가 말이다.


책 설명의 도입부에는 책의 한 문장이 써있었는데 다음과 같았다.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 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할아버지는 늘 그렇게 말씀하셨다.


그 한 문장으로 설명하고 있는 글은 그 한문장으로 나라는 독자를 사로잡았다. sf소설이라는 특이한 장르도 그랬고 어쩐지 내가 좋아하는 sf소설의 효시 격인 메리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이 떠오르기도 했다.

인간의 욕망과 증오 혐오 욕심 등 온갖 부정적인 요소들이 한데 뒤섞여 만들어낸 괴물과 그 괴물을 만든 이의 몰락.

왠지 이 작품도 비슷한 얘기를 하고있으리라 생각했다.


책은 단편집이다. '저주토끼' 외 여러 작품이 실렸는데 그 중에 '머리'라는 작품과 '몸하다' '안녕,내사랑'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사실 나머지 작품들은 몰입도가 썩 좋지만은 않았다. 다만 주변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소재를 참신한 주제로 잘 풀어냈다는 점에서는 매우 인정한다.


정보라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것 또는 인물들은 감정이 배제됐다. 최소한의 감정으로 살아가다 누군가로부터 해를 입거나 누군가에게 해를 입히는 그(것)들. 인생은 그렇게 얽히고 설켜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나타내기라도 하듯이 말이다.


작품은 몰입도가 좋았다가 그렇지 않았다가 했지만 책 마지막에 작가가 남겨놓은 작가의말은 모조리 옮겨 적어둘 정도로 기억에 오래 남는다. 그런 그녀가 쓴 작품들이기에 특유의 쓸쓸한 여운이 오래 남아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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