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2일, 청도에서 1주년

청도에서 보낸 뜻밖의 사계절

by 오늘도 지금처럼

바로 청도에 이사 온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었다.

작년에 힘들 때 항상 “12월까지는 버틴다.”라는 마음으로 지내왔다.

어느 순간 청도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잡고, 가끔 읍내를 걸을 때면 믿기지 않을 때도 있지만 스르륵 고민은 뒤로 하고 청도에 더 머물게 되었다.


우리는 청도에서 산 지 1년을 돌아보며 회고를 했다.


Q1. 청도에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나의 모습’은 무엇일까?


A.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했던,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받아들이던 모습

과일도를 하면서 느꼈던 청도와 첫 직장을 다니고 생활하는 곳의 청도는 조금 달랐다. 집 근처에서 장을 보다가 ‘수목돌풍’으로 할인을 많이 하는 읍내 마트에서 장을 보게 되고, ‘청도사랑카드’라는 지역 화페를 사용하며 생활비를 아꼈다.

화요일, 여성회관에서 요가 수업이 끝나면 장장 40분을 걸어다니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도움을 청해보기로 했다. 수업이 끝나고 “혹시 읍으로 가시는 분 계세요?”라고 용기를 냈을 때 다행히 어머님들은 우리를 마지막 회차까지 집에 데려다 주셨다.

우리의 주말농장은 ‘토평리’에 있었다. 걸어서 1시간 45분, 자전거로 30분 거리에 있었다. 다행히 축구하면서 만난 세인, 상욱 덕분에 매번 이동의 불편함 없이 갈 수 있었고, 딸기 농장으로 숙련된 기술로 마지막 김장용 배추, 무까지 수확할 수 있었다.

대구보다도 더운 청도에서.. 우리는 산 중턱에 살고 있었고, 아무리 양산과 손풍기를 들고 출근해도 걸어가면 녹아내렸다. 그런 우리를 아침마다 픽업해 준 사무실 동료가 있었다. 가장 더운 여름에 회사까지 빠른 도착과 함께 삶이 정말 쾌적했었다.


Q2. 청도에서 ‘아직 못 해봤다’고 아쉬운 것은 무엇일까?


A. 강훈의 토마토 농장, 성훈의 관리사 방문

강훈은 토마토, 복숭아를 키우는 농부이다. 우리는 청도에서 복숭아, 딸기, 감 농장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어서 토마토 농장도 가보고 싶었다. 우리의 회고 내용을 듣고 드디어 다음 주 강훈의 농장에 방문한다!

성훈은 금천이라는 동네에서 소를 키운다. 작년 하반기 관리사를 지었다고 놀러 오라고 했는데 음악감상 멤버들과 아직 가지 못했다!! 올해 여름이 오기 전에 꼭 가리라~


KakaoTalk_20260405_204007895.jpg 2026.03.02 / 1년 회고


Q3. 청도는 내게 ‘경유지’일까, ‘기반’일까?


A. ‘기분 좋은’ 경유지였으면 좋겠다.

최근에 팀장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나의 무기를 찾고 청년이라면 서울에서 일하고 경력을 쌓은 후 다시 지역에 내려와야 한다. 현재 재단 내에서 그 사람의 능력을 배우고 싶은 사람이 있는지 물으셨다. 사실 이사 후 집에서 얻는 행복이 너무 크고, 26년에 나의 업무를 들었을 때 잘하면 2년은 더 있을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질문을 듣고 처음 들었던 생각은 청도에서 남게 된다면 일명 ‘패배자'가 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지역에서 일하고 싶은가? 계속 청도에 머물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혹은 다른 지역으로 거처를 옮긴다고 해도 청도에서의 생활을 되돌아 봤을 때 후회가 아닌 평생 잊지 못할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서 최선을 다해 이것저것 해보는 것 같다.


Q4. 1년 뒤의 나에게 지금 건네고 싶은 말은 한 문장으로?


A. 26년 청도에서 보낸 시간이 너에게 선물이었니?


KakaoTalk_20260405_204851784_02.jpg 2026.03.02 / 1주년 파티 겸 집들이



☁︎ 기록한 사람 | 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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