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쿠스코

도착, 첫 날

by S 독자

극기훈련이었다.

해발 4,000미터가 넘는 쿠스코 여행을 3살, 9살 아이와 하기로 했을때 이미 마음 먹었다.

해보자, 가서 힘들면 바로 오지 뭐. 하는 가벼운 마음을 가지고 일정도 단순하게 잡았다.

첫날은 쿠스코 도착, 다음날 마추픽추, 그 다음날 비니쿤카 그리고 돌아오기.

쿠스코, 첫날의 느낌은 마치 어느 오래된 시골 마을에 온 것 같았다. 약간은 숨이 가쁜 느낌이었지만 여행의 설렘에서 느껴지는 정도 수준이었다. 에어콘 없는 택시는 창문을 활짝 열고 그 매연 가득한 거리를 잘도 달렸다. 매캐한 냄새가 그리 싫지만은 않았다. 뭔가.. 그래 이국적이라고 생각하자!


평점이 10점 만점에 9점이 넘어 고민없이 예약한 숙소는 좁고 길다란 언덕 중간에 자리하고 있었다. 소형 택시 한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골목길을 구불구불 올라가더니 중턱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4성급 호텔이랬는데, 골목길에는 작은 입구만 보이는 호텔이다. 작은 리셉션에서 체크인을 하고 들어가니 예약사이트에서 봤던 정말 그림같은 정원이 펼쳐져있다. 와! 뭔가 현실적이지 않은데 현실적이다.


방이나 욕실 상태는 살짝 싸구려 모텔같은 느낌도 났지만, 뭔가 그것마저 운치있게 느껴지는 곳이었다. 그래, 어디 산장에 온 것 같다치자. 아니 정말 그런 느낌이다! 방들이 복도를 따라 이어진게 아니라 모두 정원을 중심으로 이어져 있어서 문을 열면 바로 야외 정원이 펼쳐진다. 문을 열고 여독을 푸니, 와... 이런 천국이 따로 없다싶다. 맑은 공기, 청명한 하늘, 살랑이는 바람.. 가만히 있으면 딱히 고산병 증세도 느껴지지 않았다. 잔잔한 평화로움이 몰려왔다. 낮잠이라도 솔솔 잘 수 있을것 같은.


첫 날이었다. 페루라니. 내가 아이들과 페루에 그것도 쿠스코에 여행을 왔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