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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마코치 Dec 08. 2020

슬기로운 조직생활의 이면

'그렇게 일하면 아무도 모릅니다' 리뷰

이들의 진짜 능력은 이때부터 나타난다. 일은 입으로 하고, 성과는 관계로 낸다... 일을 하다 어려움이 생기면 어느 틈엔가 조용히 사라진다. 하지만 누군가가 자기 앞길을 막는다 싶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장애물'을 결국 제거한다... 장애물을 제거할 땐 잊지 않고 무능이나 파렴치와 연관시켜 다시 일어설 수 없게끔 '생매장'시킨다.  - 118 쪽


20년 넘게 한 직장을 다녔지만 조직생활은 여전히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느껴진다. 사실 직장인 대부분이 자신은 조직생활 체질이 아니라고 투덜댄다. 조직 내 소시오패스 같은 자들 때문에 직장생활이 힘들게 느껴진다.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대책도 없어 가능한 엮이지 않고 피하는 게 상책이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몇 번인가 뒤통수를 쳐 맞고 체득하는 지혜다.


수평적 조직을 동경하지만 우리는 피라미드 수직구조에 익숙하다. 그렇게 오래 살아왔기 때문이다. 위로 올라갈수록 펼쳐지는 풍경이 다르다. 기회도 적어져 올라갈수록 경쟁도 치열해진다. 일을 잘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체계 속에서 일은 뒷전이고 끝없는 암투가 벌어진다. 예전에 대기업에 다니는 지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이사급으로 오르면 월급쟁이가 받을 최고의 대우를 받는다. 먹고사는 문제는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그 자리는 회사에 득실과 상관없이 무수히 많은 상대 패밀리를 무너뜨리고 얻은 결과라는 것이다.

    

피라미드 안에서 제로섬 게임을 벌이는 것이 직장조직이다. 제한된 자원을 놓고 경쟁이 펼쳐진다. 그래서 나는 옳아야 하고 상대는 틀려야 한다. 이 게임판에서 쉽게 빠지는 오류이다. "머리를 흔들던지 엉덩이를 흔들어라" 신참 시절에 받은 조언이 내게 각인되었다. 능력과 성격은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조직생활에 훌륭하게 적용하진 못했지만 많이 공감되었었다. 어쩌면 이 책은 저 한 줄로 요약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것은 소셜 마케팅 원리와도 맥이 통한다. 좋은 콘텐츠는 유익하거나 재미를 주거나 해야 한다. 그래야 봐준다. 슬기로운 회사생활의 첫 조언은 이렇게 확장해서 적용해볼 수 있다.  

   

‘정치는 종합예술이야! 그거 안 하면 안 돼’ 나를 아끼는 선배로부터 받은 최근의 조언을 새겨본다. 왕조시대 유능한 충신들이 정치적으로 단명하는 일이 심심치 않았는데, 대부분 유능한 간신들의 모사 때문인 이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보면 그들은 자기들 나름대로 최선의 길을 찾아 피라미드 게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많은 당쟁과 사화는 사람이 둘 이상 모인 곳이면 펼쳐진다. 그것이 바로 정치다. 당시의 명분이 중요할 뿐,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잊히는 흐름일 뿐이다.

    

전작 <사장으로 산다는 것>에서 느꼈지만, 서광원 작가는 기업 조직 내외의 역학관계 탐구에 탁월하다. 책의 내용을 읽으며 조직 내의 누군가의 얼굴을 하나, 둘 떠올릴 것 같다. 떠올려진 그들에게 이 책을 주어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사실 나는 누군가와 동류이고 또 다른 누군가의 뇌리엔 조직에서 제거되어야 할 암덩어리 일 수 있다. 상대적이고 내로남불인 것이다. 어쩌면 작가는 책을 통해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다만, 그 환영 같은 조직의 역학관계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연민할 수 있다면, 상황을 조금 더 느긋하고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조직생활을 막 시작하는 주니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그러나 조직생활에 이골이 난 선임 사원들에게도 이 책은 유익하다. 자신을 조금 더 객관화해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의 큰 덩어리는 다음과 같다.



Part1. 왜 나를 몰라줄까?

Part2. 우리 회사는 왜 이럴까?

Part3. 상사, 다룰 수 없으면 괴물, 다룰 수 있다면 선물

Part4. 마음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https://youtu.be/RH__AsbtF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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