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을 깨는 파괴와 궁극의 공(空)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 등장하는 이 문장은, 단순한 문학적 수사를 넘어 인류가 도달할 수 있는 가장 깊고 잔혹한 영적 진리를 관통한다.
깨달음이라는 것은 결코 평화로운 명상이나 달콤한 우주의 위로를 통해 주어지지 않는다. 진정한 영적 도약은 나를 둘러싼 거짓된 세계, 즉 '알'을 처절하게 박살 내는 피비린내 나는 투쟁에서 시작된다.
여기서 말하는 '알'은 우리가 태어나면서 무비판적으로 주입받은 사회적 통념이자, 선악의 이분법,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안위와 욕망만을 좇는 '비대해진 에고(Ego)' 그 자체다.
현대 사회에 만연한 얕은 영성주의나 '끌어당김의 법칙' 같은 기복(祈福) 신앙은 이 알을 깨지 않는다.
오히려 알 속에서 더 안락하게 지낼 수 있도록 에고를 살찌우고 위로할 뿐이다.
내면 깊은 곳에 똬리를 튼 탐욕, 상처, 억눌린 그림자(탁기, 濁氣)를 직면하고 도려내는 뼈를 깎는 '정화'의 과정 없이, 우주의 힘을 빌려 세속적 욕망만 채우려 든다.
하지만 알을 깨지 않고 그 안에서 힘만 키운 자는 결국 껍데기에 갇힌 괴물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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