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락사스를 향한 비행

알을 깨는 파괴와 궁극의 공(空)

by 데브라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 등장하는 이 문장은, 단순한 문학적 수사를 넘어 인류가 도달할 수 있는 가장 깊고 잔혹한 영적 진리를 관통한다.


깨달음이라는 것은 결코 평화로운 명상이나 달콤한 우주의 위로를 통해 주어지지 않는다. 진정한 영적 도약은 나를 둘러싼 거짓된 세계, 즉 '알'을 처절하게 박살 내는 피비린내 나는 투쟁에서 시작된다.


알을 깨는 투쟁: 에고(Ego)의 기만과 파괴


여기서 말하는 '알'은 우리가 태어나면서 무비판적으로 주입받은 사회적 통념이자, 선악의 이분법,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안위와 욕망만을 좇는 '비대해진 에고(Ego)' 그 자체다.


현대 사회에 만연한 얕은 영성주의나 '끌어당김의 법칙' 같은 기복(祈福) 신앙은 이 알을 깨지 않는다.

오히려 알 속에서 더 안락하게 지낼 수 있도록 에고를 살찌우고 위로할 뿐이다.


내면 깊은 곳에 똬리를 튼 탐욕, 상처, 억눌린 그림자(탁기, 濁氣)를 직면하고 도려내는 뼈를 깎는 '정화'의 과정 없이, 우주의 힘을 빌려 세속적 욕망만 채우려 든다.


하지만 알을 깨지 않고 그 안에서 힘만 키운 자는 결국 껍데기에 갇힌 괴물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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