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 Donkey Ears - Usborne First Reading
2025 새해를 시작하며 시댁 조카 영어 봐주기에 들어갔다. 제대로 사교육을 받아보지 않았지만 틈틈이 외국어 센터나 다른 프로그램으로 영어는 접했던 아이다. 지난겨울 아들의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걱정하시는 사촌 형님이 안쓰러워 "제가 좀 봐줄까요?" 했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영어 문법과 내신을 공부시켜야 하는 중학생. 수업하면서 자습서와 문제지만 풀고 싶지 않아 영자신문과 리딩책을 추가시켰다. 그러나 이 아이를 앉혀 놓고 그림책만 볼 수도 없고, 두꺼운 원서를 읽히기엔 수준이 낮아 고민이 되었다. 마침 집에 Usborne First Reading 시리즈가 있던 터라 그 책을 숙제로 내주며 책 읽는 습관을 만들게 하는 중이다.
한 시리즈 안에서도 이렇게 아이가 큰 글자를 보며 파닉스를 연습할 수 있는 ‘Very First Reading’이 있고, 그다음으로 ‘Level One’, ‘Level Two’가 이어진다.
'Very First Reading'인데도 은근 글밥이 많네? 하고 소개글을 다시 봤다. 이 단계는 옆에서 누군가가 도와주어야 하고 그다음부터는 스스로 아이들이 읽게끔 하는 거였다.
초반에 내용은 별로 없고 챈트처럼 단어와 구절만 반복하는 책들은 건너뛰고 현재 우리는 ‘Level Two’를 보고 있다. 그중 이번 주 책은 <King Donkey Ears>, 흔히 들어 알고 있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이다.
영유아, 초등 저학년 때 한창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하고 소리치며 돌아다니던 시절이 떠올랐다.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그런데도 다시 울림을 주는 게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수업준비하는 차원에서 책을 펼쳤다. 그런데 웬걸! 이 책은 나에게 엄청난 용기를 주는 친구가 되고 말았다.
임금은 자신의 귀가 당나귀처럼 생긴 게 부끄럽고 소문이 날까 두렵다. 만나는 이발사마다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나면 모두 감옥으로 보내버릴 만큼 비밀이 들통날까 봐 불안해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이발사도 같은 운명에 처해졌으나 어머니가 매우 아파 돌봐야 한다는 이야기에 비밀을 지키기로 약속하고 집으로 보내준다. 그러나 말하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한 이발사는 숲에 가 소리를 지른다. 어느 날 그 숲의 나무로 만든 하프가 임금 앞에서 연주되던 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외침이 들리는데..
화가 난 임금에게 임금의 친구가 다가가는 장면이다.
You don't mind? - Of course not!
"이미 우리는 다 알고 있어."
"아직도 신경이 쓰이니?"
"아니! (개의치 않아)"
임금은 얼마나 불안했을까. 자신의 귀가 당나귀 귀라는 것을 모든 사람이 알면 자신을 무시할까 봐, 사람들의 가십거리가 되어 매일 도마 위에 올라갈까 봐 얼마나 두려웠을까 생각해 보았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임금답지 못했던 그 마음까지 들킨 것 같은 수치스러움, 그래서 더욱 차오르는 분노 때문에 아마 비밀을 말한 이발사를 사형에 처하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순간 한 걸음에 달려가 응원해 주는 친구, 그 응원을 받아들이고 용기를 내는 임금의 모습이 아름답게 보였다.
감추고 싶은 나의 당나귀 귀는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건 바로 영어 실력이었다.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한 사람이 이 정도밖에 못해?', '영어 선생님이면서 이걸 몰라?' 하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과 수군거림이 무서워 진짜 내가 되지 못하고 잘하는 것 같이 보이는 사람이 되게 만들었다. 완벽하게 영어를 하지 않으면, 문법을 알지 못하면 영어를 전공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책이 나에게는 당당하게 용기를 내라는 임금의 친구 같은 존재가 되어 주었고, 나는 부끄럽지만 오늘부터 AI의 도움을 받으며 5 문장 영어 쓰기를 연습해보려 한다. 그렇게 영어공부를 했지만 아직도 단어를 풍부하게 쓸 줄 모르고 문법도 엉망이다. 그러나 내 글을 보는 분들 중 한 명이라도 전공자도 이렇구나를 느끼며 안심하고 즐겁게 영어공부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차피 죽을 때까지 해야 할 영어, 편안하고 즐겁게 Let's go.
<Let's write 5 sentences>
My donkey's ears were English.
I was afraid that people would know my English level.
(알게 될까 봐 라는 표현을 이렇게 썼음)
Thanks to this book, I could get courage(용기).
Whenever I feel scared, I will think of today's phrase.
"You don't mind?!" - "Of course not!!"
<Let's think about>
* 나의 입은 가벼운 편인가 무거운 편인가?
상대의 비밀을 알게 됐을 때 드는 감정은?
* 감추고 싶은 나의 당나귀 귀는 무엇일까?
* 내가 어떤 모습이든 나를 응원해 주는 진정한 친구가 있는가? 누구인가? 혹은 무엇인가?
(* Is my mouth light or heavy? How do you feel when you find out about other person's secret?
* What are my donkey ears that I want to hide?
* Do you have a true friend who supports me no matter what I look like? who is it? or what is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