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and You - Anthony Browne
몇 년 전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오래전 이 책을 첫 그림책인 것 마냥 안고 마지막 장면에서 펑펑 운 적이 있었다. 엄마에게 안겨본 기억이 잘 나지 않아서, 엄마 품이 그리워서였다.
그러나 아이 둘을 출산하고 다시 이 그림책을 접할 때는 어떤 기분이 들지 궁금했다. 다행히 내리사랑의 힘 덕분일까, 아이들을 매일 안아주고 품고 있는 터라 더 이상 마지막 장면에서 마음이 요동치지 않았다. 그저 따뜻함만 전해졌다.
이 책은 왼쪽 페이지마다 한 소녀의 이야기가 그려지고, 오른쪽 페이지는 곰 가족의 스토리가 나온다. 처음 책을 봤을 때에는 가난함 대 풍요로움으로 봤다면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곰들도 각자 자신의 일에 충실한 평범한 사람들이었고, 포근한 가정이었다. (사실 공원에서의 장면도 전에는 아이한테 신경 써주지 못하는 부모라고 날카로운 잣대를 갖다 댔으나 막상 부모가 되어보니 이해가 된다. 부모도 부모 나름의 삶을 살아야 하고 부부도 대화가 필요한 법!)
엄마 손을 잡고 집을 나섰다가 지나가는 풍선을 쫓아가버린 노란 머리칼의 소녀. 엄마를 잃어버리고 한참 길을 헤매다 2층짜리 집을 발견해 들어간다.
검은색이 음영으로 많이 들어간 그림에서 그녀가 느낀 감정이 불안이었다면, 이 집에 들어와서는 편안함을 느끼는 듯 노란 바탕을 이룬다. 아빠죽 한입, 엄마죽 한입. 그 와중에도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를 찾아 아이의 죽 한 그릇을 뚝딱 비우는 소녀. 의자에 앉을 때에도, 침대에 누울 때에도 익숙함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우리도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보이지 않게 끌리는 무언가가 있는 것처럼, 그렇게 나와 너는 연결되어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I wonder what happened to her?
곰 가족에게 정체가 들통나 소녀는 황급히 집을 뛰쳐나온다. 소녀가 궁금해지는 아이. 상대에 대해 관심을 갖고 궁금해 할 수 있다는 것이 살아있는 사회의 모습이고 아직은 살맛 나는 인생인 것 같다.
오랫동안 방황하던 끝에 결국 소녀는 엄마를 만난다. 따뜻함, 안전함, 익숙함이 전해주는 환한 불빛을 따라 두 팔로 그녀를 끌어안는다.
이 책에서는 누군가의 흔적을 말하며 자주 나오는 표현이 있었다.
Someone's eaten all my porrridge.
(누군가가 내 죽을 다 먹어버렸어요.)
Someone's been sitting on my chair.
(누군가가 내 의자에 앉아있었어요.)
Someone's been in my bed!
(누군가가 내 침대에 있었어요!)
Someone has been.. 누군가가 무엇을 했다고 말할 때 쓰는 문장이다. 찾아보니 여러 가지의 형태로 표현되고 있었다.
Someone's been sleeping(누군가가 잠을 자고 있었다), someone's been singing(누군가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someone's been busy(누군가가 바빴겠다)처럼.
마지막 장면을 본 나의 문장은 이러했다.
Someone's been there.
누군가가 거기에 있었다.
불안하고 두려운 상황에서도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신이든 가족이든 이웃이든 나와 연결된 당신이 있기에 우리는 그 고리로 살아갈 수 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단단하게 연결된 고리의 힘을 믿고 오늘도 모두가 힘이 나는 하루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