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교회 유치부에서 이 노래를 부를 때 5살이었다. 아니, 어쩌면 6살.
이 노래의 1절, 하나님 나라(천국)를 돈으로 못 간다는 대목은 마음에 들었다.
왜냐하면 우리 집은 부자가 아니라고 다섯살 나는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렸어도 나는 알았다. 우리 집이 부자가 아니라는 것을.
만약 천국에 가는 표를 돈으로 사야 한다면 우리 집은 식구는 많고 돈은 없는데 어떻게 하나. 안될 일이었다.
돈으로 천국표를 살 수 없다는 부분은 어린 나에게 깊은 안도감을 주었다.
그런데 이 노래의 2절인가 3절인가에 이런 가사가 나온다.
맘 착해도 못 가요. 하나님 나라.
음? 이상하다. 마음이 착한데 왜 하나님 나라(천국)에 못 가지?
노래를 부르다가 마음이 불편해지고 불안해진 나는 집에 돌아와서 엄마한테 물어봤다.
엄마, 마음이 착해도 하나님 나라에 못 간대
엄마는 내게 아마도 무슨 설명을 해 주셨을 것이다. 어린 딸을 앉혀놓고 뭐라 뭐라 많이 말씀을 해주셨을 것이다. 기억은 희미하게 난다.
그러나
나는 그 설명에 만족하지 못했다. 엄마의 설명으로 여섯 살 나의 궁금증이 해결되지 않았다.
이후 10살, 13살, 15살, 17살 나이가 들어가면서 비슷한 질문들을 교회 목사, 전도사 등등에게 많이 해봤다.
그들의 설명은 우리 엄마의 설명보다도 못했다.
나는 질문하기를 멈췄다.
어차피 내가 이렇게 질문하면 그들은 요렇게 답변을 하겠구나 라는 나의 짐작에 척척 들어맞는 것을 확인만 하게 될 뿐이기 때문이었다.
질문을 멈추고 입을 닫고 그저 교회에 있을 땐 나에게 맡겨진 일들을 했다. (주로 피아노 치는 일)
믿음.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데. 노래 후렴에 나오잖나. 믿음으로 가는 나라 하나님 나라.
그럼 믿음이 있으면 마음이 안 착해도 된다는 말인가?
믿음이 있으면 마음이 안 착했던 사람도 착해져야 될 텐데.
누가 봐도 안 착한 사람이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믿음이 있어’라고 아무리 자기 입으로 100번을 다짐한다고 해도 결국 본인도 앍고 주변 사람도 알고 모두 다 알게 되는 것이다.
여전히 착하지 않다는 것을.
막장 드라마+일일 아침 드라마+ 4주 후에 뵙겠습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이상한 시어머니를 다 합친 정도의 시어머니에게 고통받는 며느리가 있었다.
그 시어머니는 교회 생활에 아주 열심인 사람이었다.
그 며느리가 어느 날 나에게 말하길
자기 시어머니가 교회에서 하는 말, 태도, 웃음, 기도 등을 보고 듣고 있자면 그 시어머니가 믿는다는 믿음과 믿음의 대상인 ‘신’ 에게 화가 나고 회의가 든다고 했다.
나는 아무 말도 못 했다. 눈만 꿈뻑였다.
5살 때부터 나를 헷갈리게 만들던 저런 노래는
가사를 좀 바꾸든지 어떻게든 좀 손을 봐야 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