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Om asatoma Jun 18. 2020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글을 쓰기 시작한 여자가
누구에게도 마음 기대지 못해
이리저리 떠돌았듯
시와 소설과 수필 사이를 전전하다가
이도 저도 아닌 글 겨우 펼쳐놓고
혼자 읽고 고쳐쓰기를 반복하더니
한달음에 읽어지는 글이라며
몰입도가 좋고 긴장감이 살아있다고
자찬을 하던 중에
사실은
중간에 잠시라도 틈을 주면
마음 돌아설까 봐 두려워서
멈춘 사이 나를 놓고 떠나버릴까 봐 두려워서
몰아치듯 하나의 호흡으로 이끄는 것임을 알고는
얼마나 부끄러운지
얼마나 가여운지
또 어느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제 그림자를 안고 있다 하더라
한 번 잡아준 손길 놓치고 싶지 않아서
어쩌다 닿아진 그 눈길 붙잡고 싶어서
그렇게 애를 쓴 것이 고작
한 호흡으로 쓴 문장이라니
매달리는 여자 앞에 잠시 멈춘 그대여,
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