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0일, 도곡.

바다가 내게: 거창한 변명

by Om asatoma

잡아주어야겠다

당신이 내 등에 가만 손 얹어주어야겠다


바다가 건네는 것이 위로라 하는데

나는 그것이 도무지 따뜻하게 느껴지지가 않고

다그치듯 혼을 내는 것 같아 주저하다

무대 위에서 십사 초의 정적이 흘렀다


위로-

그것은 어떤 모양으로 생겨먹었는지

나는 알 수 없는 그것.


그러니 당신이 나를 한 번 만져주어야겠다


기댈 곳 없는 고독은 잘 알고 있으나

한 번 두 번 세 번 자꾸만 찾아오는 절망도 잘 알고 있으나

절벽 위에 설 수밖에 없는 그 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나


그러나

그래도 한 번 살아보라는 위로는 알지 못해서

핀 조명 아래 십사 초 동안 고독히 서 있었다 그러니 당신


당신이 나를 좀 바라봐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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