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황매산: 누구의 사랑

by Om asatoma

늦어서 돌아선 마음인지

피어보지도 못한 마음인지

철쭉 없이 안개 낀 황매산

더 일찍 이런 절경을 보지 못했나

다 같은 산이라 생각했던 오만함에

참회하는 마음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어느 부인이 다가와 사진 한 장 같이 찍자며

영문 몰라 어리둥절하는 내게

팔짱 끼며 어딘가를 응시하고는

친구랑 왔다고 해서, 말끝을 흐렸으나

그 태도가 너무 당당하여

무언가에 홀린듯하다

정신 차리고 보니

부인의 알리바이를 위한 사진이 필요한 거구나,

손 꼭 잡고 앞서 걷는 중년의 커플을 보며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것이

저들의 짝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고

저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 알 수 없고

저러하기에 살아있는 것인지도 알 수 없고

눈앞에 있는 하나의 장면으로

누구의 행위에 대하여 태도에 대하여 말할 자격이 나에게 있는가 싶어


누구의 사랑을 응원할 수는 없으나

눈앞에 있는 두 사람

눈앞에 없는 두 사람

모든 개인들의 안녕과 평화를 빌뿐


어떻게든 살아가기를

그렇게라도 살아가기를

그럭저럭 살아지는 삶을 계속해서 이어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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