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Om asatoma May 12. 2024
늦어서 돌아선 마음인지
피어보지도 못한 마음인지
철쭉 없이 안개 낀 황매산
더 일찍 이런 절경을 보지 못했나
다 같은 산이라 생각했던 오만함에
참회하는 마음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어느 부인이 다가와 사진 한 장 같이 찍자며
영문 몰라 어리둥절하는 내게
팔짱 끼며 어딘가를 응시하고는
친구랑 왔다고 해서, 말끝을 흐렸으나
그 태도가 너무 당당하여
무언가에 홀린듯하다
정신 차리고 보니
부인의 알리바이를 위한 사진이 필요한 거구나,
손 꼭 잡고 앞서 걷는 중년의 커플을 보며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것이
저들의 짝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고
저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 알 수 없고
저러하기에 살아있는 것인지도 알 수 없고
눈앞에 있는 하나의 장면으로
누구의 행위에 대하여 태도에 대하여 말할 자격이 나에게 있는가 싶어
누구의 사랑을 응원할 수는 없으나
눈앞에 있는 두 사람
눈앞에 없는 두 사람
모든 개인들의 안녕과 평화를 빌뿐
어떻게든 살아가기를
그렇게라도 살아가기를
그럭저럭 살아지는 삶을 계속해서 이어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