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Om asatoma May 26. 2024
나무와 나무로 만납시다
다가가지도 않고 물러서지도 않으며
나 여기 있고 당신은 거기 있음에
감사하면서 살아갑시다
제자리에 서서 허공 향해
아주 조금씩만 뻗어나가며
실현되지 않을 언젠가를
기리기만 합시다
한 바람에 흔들리고
함께 비 맞으며
희로애락의 순간을
지켜보기로 합시다
세상이 잠드는 어둠 속에서
나는 당신을 당신은 나를 응시하며
아무도 몰래 가장 뜨거운 위로를 보냅시다
대지가 우리를 하나로 이어 줄 것이며
천년이 흘러도 오직 곁에 머물 것이니
헛된 꿈은 꾸지 말고
단단히 뿌리내려봅시다
비바람 거세게 몰아치고
천둥번개 내려치면
그제야 서로를 향해 넘어지기로 합시다
나무와 나무로 만나
그렇게 끝까지 서로를 지켜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