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당신께

...시인님께

by Om asatoma

숨 쉬는 것조차 슬퍼 보이는 남자가

한쪽 어깨로 가방을 메고 걷는 뒷모습을 본다면

누구라도 그의 밤을 지켜주고 싶어 할 것이다


우울의 늪과는 또 다른 생의 깊이를 아는 남자가

본인보다 주변을 돌보며 미소 짓는 모습을 본다면

누구라도 그의 손을 몰래 잡아주고 싶어 할 것이다


수도 마을에서 지는 해는

지는 해를 보며 홀로 섰는 모든 이의 울음을 거두어 간다

당신의 손을 잡고 연회장을 빠져나와

낙조 앞에 서고 싶었다


당신 만나러 가는

빈 가지 가득 벚꽃 피어

나무나무마다 환하게 웃고 있는 것을 보고 말았다


부러 찾지 않고는 지날 일 없는 바닷가 마을을

당신이 다시 찾는 일은 없겠지만

그날 이후 진해에는 사계절, 벚꽃이 만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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