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샹들리에가 눈앞에서 점멸되는듯 흔들렸다. 바람이 불지 않는 실내였는데. 등받이 없는 벤치에 앉아 직사각형의 투명한 마카롱 박스를 무릎에 얹어놓고 사진을 찍었다. 신났던 것 같다. 샹들리에도 마카롱 박스도 죄다 흔들려 제대로 찍힌 것이 없으니. 아마 여행 내내 카메라를 쓰는 법을 잘 몰랐던 게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흔들린 사진이 너무 많다. 초콜릿 향이 박스 바깥으로까지 배어나올 정도로 진했다. 냄비 속에서 녹아가며 꾸덕하게 밑으로 자꾸만 가라앉는 무겁고 진한 쇼콜라를 열 번쯤 치덕치덕 바른 맛이었다.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초콜릿 마카롱을 사먹어본 적이 없을 만큼 내 취향이 아닌데도 여직 그 맛은 기억이 난다.
루브르에선 작았던 모나리자의 크기와 그 앞에 모인 사람들..(그때 뛰어다니며 소리지르던 한국의 초등학생 어린이 너는 이제 성인이 되었겠구나. 네가 좀 싫었단다.) 낡아빠진 창문걸쇠의 녹슨 질감과 물기 어린 가로등과 붉은 소파들과 폐장 후 텅 빈 지하 조각상들끼리의 제전을 훔쳐본 것과 니케, 그리고 초콜릿 마카롱 정도를 기억해왔다. 물론 촌스럽게도 다빈치코드를 생각하며 발밑의 유리 너머의 유리 너머의 유리 너머의 지하 저 끝을 꿰뚫어보려고 애써보았다는 것도.
비 오는 루브르는 자꾸만 빛이 어른거렸다. 사람들 없는 밤의 그곳이 더욱 좋았다.
2018년 8월 21일 오후 9시 4분 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