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첫 타투 후 보낸 일주일을 아직 기억한다. 묘하게도 노인이 됐을 때 아직 살결에 남아있을 그 그림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건 거꾸로 내가 살아있다는 감각이었고 기쁨인 동시에 두려움이었다. 자아에 대한 감각이 비정상적으로 깨어나, 음악이나 음식 등 외부의 자극에 탐닉하는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었다.
지금은 타투가 몇 개인지 누가 물어보면 늘 다시 세어야 할 정도로 개수가 늘어났고 그만큼 그 행위에 대한 감각은 둔해졌지만, 다른 이유로 맨몸으로 맨땅에 선 날카로운 기분이다. 이것은 살아있다는 기쁨인 동시에 경외감이다. 2021년은 내가 많은 것을 맨살로 부대끼게 한 해다. 생각을 줄이고, 짐승처럼 날카로워지라고 가르친 해다. 첫 타투의 기억처럼.
(덧. 새벽에 쓰는 글은 역시 위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