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해킹 미션 No.1

영화 <아저씨> 차태식 (원빈)

by 알케미스트리

감독과 배우는 시나리오 해석을 바탕으로 각각 연출과 연기로 영화의 메시지와

캐릭터의 심리 및 감정을 인코딩(encoding) : 코드화/ 암호화」한다.

캐릭터 해킹(character hacking)은 인코딩 된 캐릭터와 씬을 상상력, 논리력을

바탕으로 '해킹' 한다. 즉,「디코딩(decoding) : 문자화/ 소설화」하는 것이다.


디코딩(decoding) 을 통해 우리는 그저 관객에서 '캐릭터 해커' 가 되어 해킹한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정신적 동기화 ; synchronization)을 최대화 할 수 있다





캐릭터 해킹 개요


· 해킹 인물 l 영화 '아저씨' 의 차태식. 만 35세,

전(前) 특작부대 요원 / 현(現) 전당포 주인


· 해킹 대상 l 셀프 삭발씬

러닝 타임 01:13:00 ~01:14:15 사이 약 1분 15초

www.youtube.com/watch?v=N-EeEvj0DJo

영화관을 탄성으로 채우게 했던 레전드 씬


· 해킹 목표 l

셀프 삭발을 하는 동안 차태식의 생각과 감정 디코딩

셀프 삭발 씬은 명장면으로 회자되지만 모두가 감탄한 그 조각같은 복근과 얼굴에 오히려 섬세한 감정 표현이 가려진 면이 있다고 판단된다.

보통 본격적으로 소미 구출에 임하기로 결심한 차태식이 마음을 다잡고 '각성' 하는 것에만

초점을 두고 해석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차태식의 얼굴은 삭발을 시작할 때 예의 그 허무한 무표정 에서 점차 고통스럽게 변해간다.

왜 그랬을까?


만석이 종석이 형제를 금 이빨 빼고 다 씹어먹을 생각에 전의가 갑자기 불타올라서?

'금이빨 빼고 모조리 씹어 먹어줄께..!!'
음..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지적 점에서 디코딩 스타트





디코딩 (Scene Decoding 문자화/ 소설화)

누런 백열등이 어두침침하게 비추는 야적장 컨테이너 숙소

상의를 탈의한 태식은 면도칼을 쥐고 거울 앞에 섰다.


치렁치렁 늘어진 머리카락을 망설임 없이 베어나가기 시작했다


서걱서걱, 툭.


3년간 묵어있던 머리카락들이 발치에 떨어지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기장이 정리되자 이발기로 능숙하게 잘라나갔다.

시커먼 머리카락 뭉치들이 허물처럼 떨어져 나갈 때 마다 거울 너머에선 특작부대 요원이자 교관이었던 '차태식' 이 그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었다.


왜인지 무표정했던 태식의 얼굴은 점차 굳어갔다.


채 아물지 않은 총상의 고통조차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느낄 수 없었다.


이발기가 꺼지고 가라앉은 적막 속에서

태식은 거울 너머를 똑바로 응시했다.

죽어서도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그 모습을


'결국 돌아왔는가...'





3년 전





짧은 회상에서 빠져나온 태식은 거울 너머로 시선을 고정한 채 머리를

쥐어뜯듯 털어내며 크게 숨을 토해냈다.

비통함, 증오심, 허무감이 뒤섞여 흩어져갔다.

그렇게 비워낸 태식의 마음엔 이젠 두 가지 임무만이 선명했다.

소미의 구출과 만석이 종석이 포함 조직원의 전원 섬멸


몸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묵은 껍질처럼 털어내고

옷을 갈아입었다.


책상 위엔 달서가 두고 간 글러브가 여분의 탄창들과 함께 놓여있었다.

글러브 안에는 요원 시절 즐겨쓰던 권총 글록-19



달서의 무심한 배려였다.



태식은 능숙한 손놀림으로 총기 상태를 체크했다.


이제 오로지 임무 달성만을 위해 움직이는 '요원 차태식' 만이 거울 앞에 서 있었다.


전투 태세를 갖추자 마치 임무의 개시를 알리듯 주머니에서 전화벨이 울린다.


사채업자에게서 가져왔던 대포폰


이발_대포폰 4.png

그렇게 그의 마지막 임무가 시작되었다.






Ⅲ 캐릭터 해킹 리포트


차태식이 소미에게 자신으로 인해 과거에 희생당했던 아이와 아내를 투영했음은 분명하다.

극의 전개에서도 충분히 설득력있게 그려지며 이정범 감독과의 캐스팅 미팅에서 원빈의 시나리오

분석 일화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감독 본인피셜)


* jtbc 방구석 1열 아저씨 이정범 감독편 中 https://youtu.be/hMlTTXCo5gg?t=43


▶ 이러한 차태식의 심리는 셀프 삭발씬에서 점점 고통스럽게 변하는 표정에 설득력을 부여

→ 자기 아내와 아이를 죽게만든 요원 시절 자신의 모습을 다시 대면하는 것은 총상의 고통조차도 덮을

만큼 큰 정신적 고통을 주었을 것이다.


▶ 이후 잔인무도하게 적들을 '섬멸' 하는 태식의 온도 변화에 정당성을 부여

→ 요원 차태식의 아내와 아이에 준하는 구출 대상이 된 '소미' 의 안위를 위협하는 일당들은 단순한

적이 아닌 철저하게 섬멸해야 마땅한 '원수' 가 된 것이다.




연출상으로도 엔딩씬에서 마지막에 소미와의 포옹씬은 회상씬에서 아내와의 포옹씬과 의도적으로 연결

시킨게 느껴진다. 마치 수미상관식으로 말이다.

* 사건 발생 순서로 본다면 회상씬에서의 아내와의 마지막 시간이 가장 먼저임


'안아보자. 우리 셋이.'



'한번만..한번만 안아보자. (우리 넷이)'



마지막 눈물에는 소미를 구했다는 안도감, 이제 곁에 있어줄 수 없을 거라는 안타까움

그리고 아내와 아이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이 녹아 있었을 것이다.


화면상으로는 태식과 소미 둘만 껴안지만

태식은 마지막으로 소미를 안으며 자신의 아내와 아이까지 품에 안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