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를 해킹하는 암호키 '불과 얼음'

조커 테마시 '불과 얼음'

by 알케미스트리

감독과 배우는 각각 연출과 연기로 영화의 메시지와 캐릭터의 심리와 감정을

인코딩(encoding) : 코드화/ 암호화」한다.

캐릭터 해킹(character hacking)은 인코딩 된 캐릭터와 씬을 상상력, 논리력

으로 '해킹' 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디코딩(decoding) : 문자화/ 소설화」하는 것이다.


관객은 디코딩을 통해 해킹한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최대화 한다.

*싱크로율: 여기선 정신적 동기화 의미 (synchronization)


테마시(詩)는 인코딩 된 캐릭터를 해제하는 암호키.






조커(2019) 테마시(詩) 「불과 얼음」



불과 얼음

로버트 프로스트



어떤 사람은 이 세상이 불로 끝장날 거라고 말하고

어떤 이는 얼음으로 끝날 거라고 말하지.


내가 맛본 욕망에 비춰 보면

불로 끝난다는 사람들의 편을 들고 싶어.


그러나 만일 세상이 두 번 멸망한다면,

나는 내가 증오에 대해서도 충분히 안다고 생각하기에,


파괴하는 데는 얼음도

대단히 위력적이라고 말하겠어.



§조커 테마시(詩) 「불과 얼음」


https://youtube.com/shorts/_Nflm2VM3ew?feature=share





시에서 언급되듯 불과 얼음은 각각 욕망과 증오를 상징한다

아서 플렉은 욕망(불)과 증오(얼음)를 겪으며 점점 '조커' 로 화한다.



▷ 아서 플렉이 넘나든 욕망(desire)증오(ice)


성공한 코미디언이 되려는 욕망어머니에 대한 증오

아들을 '해피'(happy)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어머니 페니 플렉은 아서가 살아가는 이유로 건강이 좋지 않은 어머니를 아서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보살핀다. 코미디언으로 성공하고자 하는 꿈도 어머니의 소망을 반영 한 것이다.

(그 소망이 아서의 망상이었냐와는 별개로 아서가 그렇게 믿었다는 점이 중요하고 애초에 망상증도 페니에게서 기인)


하지만 이후 아서가 30년 전 어머니의 정신병 치료 기록을 열람하는 과정에서 유년기 자신에게 가해학대와 방관을 알게 되면서 어머니에 대한 뜨거운 사랑에서 비롯된 성공한 코미디언이라는 욕망은 어머니에 대한 차가운 증오로 변하게 된다.


어머니 페니 플렉의 정신 질환은 망상정신질환, 자기애성 인격장애였고 아이를 입양 후 남자친구가 아이를 학대하는 것을 방관했으며 발견 당시 아서의 상태는


페니 플렉 정신병력 파일 中, 입양아 모친의 아동학대 방조를 다룬 기사(좌) 학대 당한 어린 아서의 모습


'라디에이터에 묶인 채 온 몸이 상처 투성이였으며 영양실조 에 머리에는 큰 상처까지 있었다' 고 치료 기록에 적혀있었다


아서의 삶을 병들게 하는 정신질환이 -특히 자신이 원치 않는 상황에서 웃음이 터지는 '병적 웃음' - 선천적 질환이 아니라 어린 시절 아동 학대로 인한 외상성 뇌손상 때문이라는 점은 아서가 어머니로부터 철저하게

기만, 배신 당했다고 느끼게 했을 것이다.


'비극이라고 생각했던 내 삶이 알고보니 개같은 코미디였어'
어머니 페니를 질식사 시키는 아서


복지예산 삭감으로 제공받던 상담치료와 약마저 끊긴 채 동료 랜들의 모함으로 직장에서는 해고당하고

바로 그날 지하철에서 취객들에게 집단 폭행당한다.

용기를 내 선 스탠드업 코미디 무대는 자신의 정신질환(웃음 발작)으로 망쳐버리고 그 망친 쇼는 자신이

정신적 아버지로 여기는 우상 머레이에 의해 TV쇼에서 공개적 조롱당한다


이렇게 극한까지 몰린 상황에서 마주하게 된 잔혹한 진실은 어릿광대 아서 안에 잠든 채로 있던 조커를

깨우게 된다.



아버지라는 존재 향한 욕망머레이, 웨인에 대한 증오


2-1) 생물학적 아버지(라 생각하는) 토마스 웨인과의 만남

찾아간 자신에게 냉담하게 구는 토마스 웨인에게 아서는 아버지의 애정을 갈구하며 이렇게 외친다.

'거창한 건 원하지도 않아요. 잠깐 안아주기만 해도 되잖아요'

어머니의 말대로 자신의 생부라고 믿는 재벌 토마스 웨인을 찾아간 아서는 그 자리에서 어머니의 정신병원 수감 이력과 자신이 토마스 웨인의 아들이긴 커녕 넌 그저 입양아고 페니 플렉은 미친 여자일 뿐이라는 독설을 듣게 된다.

자신의 아들인 브루스 웨인과 접촉한 일에 대한 경고를 담은 펀치는 덤


이후에 조커에 의해 선동된 폭도 중 한 명이 토마스 웨인 부부를 살해하면서 간접적으로 복수에 성공한다.

밑에서 다루겠지만 토마스 웨인이 아서 플렉의 실제 생부 인지는 사실 중요치 않다.


중요한 건 자신이 아버지라 여기던 존재에게서 정신적으로 독립하고 결국엔 그 존재를 파괴했다는 것이다.

토마스 웨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서명과 글이 적힌 오래된 페니 플렉의 사진을 무시하는 아서, 아니 조커


의도치 않았던 간접적 복수라고는 하지만 조커라는 사회적 상징으로서 발휘한 영향력으로 사회 최상층 토마스 웨인을 살해한 것이기에 사회 최하층민인 아서에게는 더 의미있는 사건일 수 있다.



2-2) 정신적 아버지 머레이 프랭클린과의 만남

아서의 롤모델이자 우상인 머레이쇼의 호스트

유명 코미디언 머레이 프랭클린

'자네 같은 아들을 가질 수 있다면 모든 걸 다 포기할 수 있다네'

아서의 망상 속에서 아서에게 머레이가 하는 말이다.

아서가 얼마나 머레이를 이상적 아버지이자 정신적 지주로 여기는지 알 수 있는 지점이다.

아서가 꿈꾸던 이상적 아버지상을 투영한 인물이자 유명 코미디언이라는 욕망도 실현한 인물이기에 아서의 가장 큰 욕망과 존경의 대상이 되는 인물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서를 초대하기 전 아서의 코미디를 공개적으로 조롱했던 머레이에게 투영되는 것은 더 이상 뜨거운 욕망이 아니라 차가운 증오다.

더구나 어머니 페니 플렉을 살해한 후 아서는 이미 조커로 각성한 상태다

개인적으로 아이언맨 1의 'I am Iron Man' 에 비견될 만한 씬


이전처럼 긴장감이나 비참함에 웃음 발작을 일으키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열변하듯 토한다

'당신은 그저 날 웃음거리로 만들려던거야'


'당신도 딴 놈들과 똑같아!'


단순히 웃음을 터트리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훌륭한 대중 연설가 같은 모습이다.

고담 시장 선거에 출마한 토마스 웨인의 언론 인터뷰보다 나아보일 정도.

머레이가 자신을 쇼에 초대한 의도가 단지 자신을 조롱하기 위함이었고 이는 앞서 자신을 쓰레기처럼 대했던 다른 이들과 똑같다며 외치는 씬에선 단순 분노보다는 어머니인 페니 플렉에게 느꼈을 철저한 배신감과 슬픔이 느껴진다

조커의 화려한 데뷔 무대로 마무리 된 마지막 머레이 쇼




아서는 자신이 믿고 사랑했던 그만큼 차갑고 서슬퍼런 증오로 부모와 우상을 살해함으로써 조커로 각성한다.


· 직접적 살해 l 페니플렉 - 질식사, 머레이 - 총살

· 간접적 살해 l 토마스 웨인 - 조커 폭도 중 하나가 총살


자신이나 배우자의 손위 직계가족을 죽이는 존속 살해, 그 중에서도 부모 특히 부친 살해는 그리스 신화를 비롯한 전세계 고대 신화에서부터 현대 작품들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야기 구도다.

부모 살해는 '나는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다(유년기의 종말)' 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나아가 주체적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스 신화의 오이디푸스와 제우스가 대표적으로 해당되고 현대 콘텐츠 중에서는 스타워즈 시리즈가 대표적.

제우스는 아버지 크노소스를 죽이고 최고신이 되었다

현대에 들어와선 부모에 준하는 스승 등 다양한 존재로 대체 및 변주되곤 하지만 그 의미는 변하지 않는다.


· 스승 l 배트맨 비긴즈의 라스알굴 - 브루스 웨인(배트맨)

서구권에서 전형적 모티프라곤 하지만 배트맨과 조커의 기원에 공통적으로 존속 살해 요소가 있다는 것은 흥미롭다.

브루스 웨인에게 머레이는 라스알굴이었던 셈


· 카리스마적인 적이나 동료 l 베르세르크의 그리피스-가츠

· 형제자매 l 라이온킹의 무파사-심바



이러한 부모 살해 모티프는 머레이 쇼에 조커로 출연한 아서와 머레이의 대화에서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토마스 웨인같은 이들은 자신같은 이들을 착한 어린아이 취급한다'


존속살해, 부모살해라는 이 유서깊은 이야기 구조의 관점에서 볼 때, 내가 주목하는 표현은 '착한 어린아이(like good little boys)' 라는 조커의 대사이다.


실제로 아서 플렉은 이어지는 자신의 대사처럼 정신질환을 앓는 사회적 외톨이로서 자신의 세계를 떠받치는 부모에 종속된 어릿광대 같은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부모와 우상을 스스로 파괴하고 어릿광대 아서는 조커가 된다.

But after he destoyed his parents and idol by himself, clown arthur has finally become JOKER



초라한 과거와 달리 군중의 환호 속에 선 코미디언 조커가 칠 조크로 '불과 얼음' 에 대한 조크는 썩 나쁘지 않아 보인다.






Fire and Ice


Robert Frost


Some say the world will end in fire,


Some say in ice.


From what I’ve tasted of desire


I hold with those who favor fire.


But if it had to perish twice,


I think I know enough of hate


To say that for destruction ice


Is also great


And would suff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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