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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은 May 04. 2016

새로운 소통의 시대, SNS 넌 누구냐!

한살림 부산, 2016년 5월 월례강좌 주제

이 글은 한살림 부산의 2016년 5월 월례강좌(새로운 소통의 시대, SNS 넌 누구냐!)의 내용을 미리 맛볼 수 있도록 정리한 글입니다. 이 글을 읽고 좀 더 상세한 내용을 알고 싶은 분은 오는 5월 18일 오전 10시에  부산 거제동에 있는 한살림 부산 활동공간 '결'로 오시면 됩니다.


강좌명: 새로운 소통의 시대, SNS 넌 누구냐!

강연자: 김덕은 (삼인정보시스템 대표)

일시: 2016년 5월 18일 오전 10시 ~ 12시




강좌 제목에 SNS가 들어가 있어 많은 분들이 SNS를 소개하려나 보다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이번 강좌의 주제는 참여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하면 한살림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것인가? 에 관한 내용입니다. 그리고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써 인터넷, SNS 도구들을 소개하고 이러한 첨단 기술에 대해 막연하게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분들의 생각을 전환시키는 계기도 마련해볼까 합니다.


몇 년 전 대학 동아리의 졸업생 모임장을 맡고 있을 때 한창 고민했던 주제가 참여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까? 총무와 고민 고민해서 행사계획을 짰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회원들은 제 생각과는 반대로 계획했던 행사에는 오지 않고 저녁 술자리에만 대거 참석했던 아픈 기억이 납니다.


모임이나 조직을 이끌어야 하는 자리가 가게되면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합니다. 한살림 부산도 조합원은 많지만 활동에 참여하는 조합원의 비율은 그렇게 높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작년 여름쯤 연제 가족도서원을 운영하고 계시는 도서원 원장님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도서원에서 여러 가지 행사를 기획하고 실행해 보지만  학부모나 일반인의 참여가 기대만큼 높지 않고 우연히 참가했던 분들도 지속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로 잘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참여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던 인터넷, SNS 기술 등과 연계해서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를 계기로 작년 9월부터 10월까지 세 차례 정도의 세미나를 기획하고 연제가족도서원에 몇몇 분을 모셔서 저의 생각을 들려주었습니다. 그때 한살림 부산에서도 몇 분이  참여를 해주셨습니다. 이번 강좌는 그 세미나 내용을 1시간 30분 정도로 요약해서 들려달라는 요청을 받고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아래 그림은 매년 3월에 열리는 영산민속문화재에 한소리 풍물패가 참여했던 사진입니다. 영산쇠머리대기 또는 영산줄다리기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축제입니다. 규모나 내용면에서 전국적으로 손에 꼽히는 축제입니다. 이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관객들의 자발적인 참여 입니다.

2016년 한소리 영산줄다리기 행사참여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서낭대로 만든 깃발을 나눠 받는데 이 깃발 하나가 뻘쭘하게 서 있던 사람들을 놀이판 속으로 이끌게 되고 그냥 바라만 보던 관객의 입장을 축제의 참여자로 역할 변경을 시킵니다. 이것이 이 축제의 가장 큰 원동력이자 모든 지역축제들이 지향해야 할 모습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사람들은 참여를 통해 흥미를 느끼고 더욱 열심히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지속가능성을 만들어내는 기본 토대가 됩니다.


그럼 참여의 원동력은 뭘까요? 어떤 요소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까요?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누구든 어떤 모임이나 조직의 주최자가 되면 어김없이 이런 고민을 하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나처럼 열심히 활동하게 할 수 있을까?


저의 결론은 내가 뭔가를 변화시키고 있을 때 나는 열심히 참여한다라는 것입니다.


변화를 시킨다는 것은 상대방의 감정을 변화시키는 것부터 큰 조직의 활동방향을 바꾸는까지 스펙트럼이 아주 넓고 다양합니다. 내가 뭔가를 변화시키고 있을 때 나는 객체가 아닌 그것의 주체로서 인식을 하게 됩니다. 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을 한다면 나의 이야기에 그 사람의 감정, 생각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에 나는 고무됩니다.


어느 모임이든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은 회장, 총무를 비롯한 임원진입니다. 물론, 임원진이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그들은 그 모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역활을 공식적으로 보장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임원진의 생각, 말, 결정 등이 곧 그 모임의 분위기나 방향에 변화를 가져옵니다.


모임에 익숙함이 없는 사람들은 자기 의견을 이야기할 때 조금은 조심스럽지만 이들은 그런 역활을 공식적으로 보장을 받았기 때문에 좀 더 쉽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습니다.

뒤에서 얘기하겠지만 결정적으로는 그 사람들이 그 모임에 관련된 정보(지식)들을 많이 가지고 있고 그 모임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해서 모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 가능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모임에 참여하게 됩니다.


다음으로 적극적인 참여자들은 여론 형성층입니다. 그들이 이야기한 말이나 의견 등은 그 모임이나 조직의 분위기나 방향에 영향을 미치고 구성원들의 생각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나아가서는 그 모임이나 조직에 변화를 가져오게 됩니다. 이를 통해 이들 역시 지속 가능한 참여를 하게 됩니다.


기업들도 이런 부분에 많은 고민을 합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사람을 움직이는 건 성과급이 아닌 그 사람에게 변화의 권한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은 자신에게 뭔가를 결정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질 때 가장 적극적으로 일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럼 변화의 원동력은 뭘까요? 물리법칙으로 이야기하면 힘(Force)입니다.


굴러가는 공의 속도나 방향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힘이 있어야 합니다. 뉴턴 제1법칙인 관성의 법칙에 따르면 외부로부터 힘이 작용하지 않으면 물체의 운동 상태는 변하지 않습니다. 즉, 운동 상태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한 것입니다. 정확하게는 특정한 힘을 특정한 시간 동안 주어야 합니다. 이를 뉴턴은 충격량(Impulse)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변화에는 힘과 시간이 동시에 필요합니다.


이를 사회적인 관계에 대입해보면 어떤 사회적인 관계나 조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힘에 해당하는 권력(Power)이 있어야 합니다. 권력은 정치권력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 일반적인 사람 관계에서 작용하는 영향력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영향력을 일정 시간 동안 주어야 사람이든 관계든 조직이든 변화가 있습니다.


정치권력 때문에 권력이라는 단어가 나쁜 의미로 해석되곤 합니다만 권력 자체는 가치판단의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부정적인 권력은 부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긍정적인 권력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옵니다. 권력은 사람의 변화를 위한 요인일뿐입니다.


권력은 대게 세 가지 수단을 사용하여 발휘됩니다. 그것은 폭력, 부, 지식입니다.


엄마가 애기의 행동에 변화를 줄 때, 처음에는 말로 타이릅니다(지식 전달). 그래도 잘 안되면 돈을 줍니다(부). 그래도 안되면 마지막 수단으로 방에 가두거나 회초리를 들게 됩니다(폭력).

우리의 역사도 그렇게 흘러왔습니다. 중세시대 폭력이 권력의 원천인 시대에서 돈이 권력의 원천인 자본주의 시대로 흘러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지식이 권력의 원천인 지식사회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될 것은 당연히 권력행사의 가장 우아한 수단인 지식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것도 제가 가진 지식으로 여러분께 권력(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는 분명 이 글을 읽고 생각에 변화가 생기고 행동의 변화까지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지식을 많이 소유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권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지식을 분산시키는 행위는 권력을 분산시키는 행위와 동일합니다. 반대로 지식을 전파하지 않고 공유하지 않는 행위는 권력을 독점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행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많은 사례에서 지식의 분산은 권력의 분산을 가져왔습니다. 어찌 보면 역사는 지식의 분산을 통한 권력의 분산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늘날에도 이런 일들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고 인터넷들의 발달로 이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천체와 대기의 운행원리를 안다는 것이 큰 권력이었지만 그런 지식이 보편적으로 공유되고 있는 이 시대에는 그런 것이 더 이상 권력이 될 수는 없습니다.


조선시대 전까지는 문자을 안다는 것이 권력의 큰 원천이었지만 한글이 보편화된 지금은 그것이 권력일 수는 없습니다.


오늘날 경우는 인터넷에 의학지식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학지식의 전파는 의사나 약사의 권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예전에는 몰라서 따를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이제는 대중들도 많이 알기 때문에 의사나 약사의 권력에만 무조건 휘둘리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아는 것이 힘입니다.


법지식의 전파는 더욱더 큰 권력의 분산을 가져오리라고 예상이 됩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지식을 분산시켜 많은 사람들이 권력(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구성원 본인 스스로가 변화를 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면 참여도가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즉,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서는 지식의 전파와 공유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식을 전파하고 공유하는 기본적인 행위는 서로 마주 보고 대화를 나누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두 가지 중요한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같은 시간과 같은 공간상에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가지 중 한 가지라도 만족하지 못하면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습니다. 시간은 같지만 각자 다른 공간에 있다면 이야기를 전달할 수 없습니다. 거꾸로 같은 공간이지만 시간이 다르면 역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없습니다. 대화는 서로의 표정과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오늘날에도 이러한 제약 때문에 조직과 조직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중간 전달자를 두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하부조직의 장이 그 조직의 의견을 모아서 더 큰 회의 또는 연석회의 같은 곳에 참여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그 중간 전달자에게 지식이 집중되고 다른 구성원들과 시간적 공간적 제약으로 지식의 공유가 잘 되지 않아 그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문제점을 가져옵니다.


문자는 이 두 가지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뛰어넘게 하는 수단입니다. 벽에 낚서를 하면 시간이 달라도 앞선 시간에 쓴 글을 뒤의 사람이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책을 만들어 이야기를 전달하면 같은 공간, 같은 시간 속에 없어도 지식의 전파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책과 같은 하드카피는 동시다발적으로 지식을 실시간으로 전파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발달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은 이러한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나의 지식을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사람에게로 전파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이러한 기술의 발달은 지식의 전파와 공유를 비약적으로 향상하였습니다. 중간 전달자를 통하지 않고 지식의 원천과 바로 소통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날 SNS의 등장은 기존 미디어 권력의 약화 또는 해체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개인과 개인이 바로 소통하고 지식을 전파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신문이나 방송 같은 중간 전달 매체들이 필요가 없어지거나 역활이 많이 축소되고 있습니다. 지식이 이런 중간 매개체인 신문이나 방송에 집중되었기 때문에 권력 또한 거기에 집중되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SNS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도구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SNS를 감성적인 소통의 창구로 활용하기 보다는 글을 읽는 이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감정들을 피력하는 창구로 보기보다는 나의 의견을 피력하는 창구, 마치 신문에 내 글을 기고하는 것과 같은 통로로서의 SNS를 바라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종국에는 우리 모두가 기자가 되는 것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한살림의 활동은 어찌 보면 지식의 전파와 공유를 통해 여러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활동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지식전파의 강력한 수단인 인터넷과 SNS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아주 아이러니한 상황인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살림에는 많은 좋은 가치들이 있고 조합원 또한 아주 많은 상황입니다. 우리의 좋은 가치와 지식들을 공유하지 않는 것은 우리가 그러한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권력을 분산시켜 여러 사람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지식전파의 수단인 인터넷과 SNS를 잘 알고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시간이 되면 이번 강좌에서 여러가지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설명드릴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식의 공유를 위해, 권력의 분산을 위해, 많은 이들의 참여를 위해 연구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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