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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최서생 May 24. 2024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당최

2023년 R&D 예산 총량

지난 22일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R&D 예산은 시스템 개혁과 함께 `23년 29.3조 원 대비 확대 검토 중입니다."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왜 이런 기사가 났나 살펴보니, 같은 날 경향신문에서 "4조 6,000억 원 삭감 후 2조 8,000억 원 증액인데 내년 R&D 예산 원상회복" 기사에 대해 정부 입장을 설명하는 기사였습니다. 


경향신문 기사의 주요 내용은 '기재부는 지난해 R&D 예산 31조 1,000억 원 가운데 1조 8,000억 원을 뺀 29조 3,000억 원이 실질적 R&D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R&D 예산 분류 기준을 개편할 경우 내년도 R&D 예산 총액을 29조 3,000억 원으로 만 편성해도 ‘R&D 예산을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발표할 수 있게 된다.'입니다. 2024년 예산을 대폭 줄였다가 2025년 다시 2023년 수준으로 R&D 예산을 늘리겠다는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정부가 2023년 예산 자체를 줄이는 꼼수를 부렸다는 내용이다. 


작년 8월에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도 분명히 R&D 예산은 31.1조 원으로 확인됩니다. 

출처 : 기획재정부,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주요 내용' (2023. 8.)


이에 정부는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요지는 R&D 예산으로 잡힌 31.1조 원 중 OECD에서 R&D 예산이 아니라고 하는 대학 일반지원 성격 사업 예산 1.8조 원을 덜어 내서 2023년 R&D 예산을 재산정했다는 것입니다. 

출처 : 기획재정부 보도자료 "내년도 R&D 예산은 시스템 개혁과 함께 ‘23년 29.3조 원 대비 확대 검토 중입니다." (2024. 5. 22.)

사자성어 "昨是今非 (작시금비)"가 떠오릅니다. 2023년 R&D 예산 31.1조 원이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이랍니다. 작년에는 R&D 예산이었던 것이 이제는 아니랍니다. 지난 4월 총선 전에 대통령이 R&D 예산 증액을 언급할 때 언론에서 'R&D 예산이 고무줄 예산이냐'라고 했던 말이 사실이었습니다. R&D 예산은 고무줄 예산이 맞았습니다. 대통령 마음대로, 정부 공무원 마음대로 줄였다 늘렸다 합니다.  

출처 : Google 검색 결과(2024. 5. 24. 검색)


이런 원칙 없는 R&D 예산 정책 추진으로 인해 저는 R&D를 대하는 정부의 진정성에 의심을 가지게 됩니다. 내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 있는 연구관리전문기관 분들을 뵐 때마다 여쭙습니다. 진짜로 정부에서 내년 예산 증액해 주는 것이 맞냐고. 그동안 썩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한 상황에서 경향신문과 기획재정부의 보도자료를 보니 R&D 예산 복원은 거짓부렁인 모양입니다. 



[참고문헌] 

기획재정부,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주요 내용' (2023. 8.)

기획재정부, "내년도 R&D 예산은 시스템 개혁과 함께 ‘23년 29.3조 원 대비 확대 검토 중입니다." (2024. 5. 22.)

경향신문, "4조 6,000억 원 삭감 후 2조 8,000억 원 증액인데 내년 R&D 예산 원상회복", (2024.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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