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하나 까딱 않고 기계를 조종할 수 있다고? 당최

by 당최서생

우리는 흔히 마음을 읽는다는 말을 문학적인 비유로만 사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발전하는 기술은 그 은유를 전기신호라는 물리적 실체로 전환할 수준까지 이르렀습니다. 바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즉 BCI(Brain-Computer Interface) 기술입니다. BCI는 뇌신경 신호를 전기신호로 변환하여 생각만으로 기계를 제어하거나, 반대로 외부의 정보를 뇌에 직접 전달하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인공지능의 발전과 맞물려 발전 속도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고 있습니다.


이미 세계는 이 보이지 않는 생각의 통로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전쟁 중입니다. 미국의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뉴럴링크는 이미 사람의 뇌에 칩을 이식하여 사지마비 환자가 생각만으로 컴퓨터 커서를 조작하고 로봇 팔로 음료를 마시는 성과를 보여주었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은 정부 주도하에 세계 최초의 BCI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며 뇌 기초과학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유럽은 뇌질환 치료를 중심으로 한 기술 협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 또한 이러한 흐름 속에서 「뇌 미래산업 국가 연구개발(R&D) 전략」을 수립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7대 핵심 임무 중심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면면을 살펴보면 기술이 가야 할 지향점이 보입니다. 사지마비 환자가 생각만으로 기계를 움직여 신체의 제약을 극복하게 하거나, 뇌 심부를 자극해 치매나 파킨슨병 같은 난치성 뇌질환을 치료하는 임플란트 개발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또한 시신경이 손상된 이들에게 감각을 복원해 주고, 인공 의수나 의족을 마치 내 몸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하는 기술, 나아가 생각만으로 조종하는 웨어러블 로봇과 초실감 엔터테인먼트, 안보 분야까지 그 영역은 실로 방대합니다.


이 원대한 프로젝트는 단순히 기술의 우위를 점하는 것을 넘어 민간과 정부, 병원이 한 팀이 되어 임상시험과 상용화의 속도를 높이는 병렬적 구조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10년 뒤에는 글로벌 시장을 지배하는 BCI 기업을 육성하고, 우리 일상 곳곳에 이 기술이 스며들게 하겠다는 마일스톤도 세워져 있습니다.


일요일 오후 늦게 잠에서 깨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때가 올 것입니다. 손 하나 까딱 않고 생각 만으로 치킨이 배달되어 오는 세상이 열리지 있을까요? 그렇다면 나의 생각이 온전히 나만의 생각으로 머문다고 할 수 있을까요? 지금은 말하지 않는 내 생각은 다른 사람이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BCI가 일상이 된다면 말하지 않는 내 생각을 기계가 읽고 있으며 더 나아가 누군가가 읽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마냥 좋지만은 않은 것은 저의 기분 탓일까요? 당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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