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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Dec 05. 2017

테크놀로지 중심의 교육 혁신은 허구다

[북앤톡]아날로그 반격의 저자 데이비드 색스의 주장

기술과의 융합은 교육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 교육용 기술을 의미하는 에듀테크라는 말이 등장한지 오래다. 기술이 교육의 본질을 바꿀 것이란 전망도 쏟아진다.


이런 가운데 데이비드 색스는 자신의 책 아날로그의 반격에서 아이패드나 노트북 같은 디지털 기기를 학교에 보급하면 교육에 효과가 있을 것이란 가설을 넌센스라고 직격탄을 날려 주목된다.


교사 없는 기술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책을 통해 그는 기술로 교육을 바꿔보겠다는 많은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는 것을 사례를 들어 강조한다.


대단히 야심차게 추진됐던 아이들에게 노트북 컴퓨터를 한대씩 주자(OLPC)라는 비영리 운동에도 디지털 격차를 해소한다는 동일한 논리가 깔려 있다. 그러나 OLPC는 테크 중심의 교육적 유토피아를 과신하다 엄청난 실패를 맛보았다. 그 운동이 시작될때부터 교육 관료들과 개발 전문가들은 파키스탄이나 르완다의 시골 지역 아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컴퓨터가 아니라 안전한 학교, 깨끗한 물, 교육받은 교사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OLPC는 계획을 강행하여 거의 300만대의 맞춤형 노트북을 전세계 학교에 판매했다. 페루, 우루과이, 네팔에 이르기까지 전 대륙과 전 국가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 OLPC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이나 참가하지 않은 학생이나 학습 성과에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이런 결과는 이스라엘이나 루마니아 같은국가에서 노트북 컴퓨터나 데스크톱 컴퓨터를 배포하는 다른 프로그램들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다. 이 나라들에서도 컴퓨터의 도입은 학업 성취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OLPC의 큰 실수는 관련자들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반짝이는 테크놀로지 수업이 전세계 어디서나 중요할 거라고 생각해 버린 것이었다. 
아이패드는 자판이 없어서 학생들이 숙제를 하는데는 쓸모가 없다. 또한 학생들이 아이패드로 게임이나 소셜 미디어에 접촉하는 것을 막는 소프트웨어는 쉽게 해킹당했다. 아이패드는 자주 고장이 낫고, 분실이나 도난도 잦았다. 소프트웨어는 학습과 평가에 부적절했다. 2015년 발표된 OECD 보고서는 학교에서 너무 자주 컴퓨터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학업 성취도가 훨씬 나빴다.

뉴저지주 호보컨에서는 노트북을 활용하려는 프로그램이 실패했고, 뉴스코프사가 추진한 앰플리파이 프로그램은 태블릿의 스크린이 깨지고 충전지가 녹아내리면서 거대한 재정 손실을 가져오는 등 새로운 교육 테크놀로지 기기를 학교에 대량 투하하려는 계획은 몇번이나 완전이 실패했다. 

테크놀로지 계획을 전부 지원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든다. 비용 외에도 컴퓨터는 학교의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는다. 모든 지역 사회는 각 학교에 일정한 시간과 에너지만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일정량의 시간과 에너지를 테크놀로지에 쏟고 나면 다른 활동들에 쏟을 자원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테크놀로지 전문가들이 테크는 보완적인 것이라고 말한다면 그들은 바보이거나 거짓말쟁이다.

그럼에도 교육 현장에 기술을 투입하는 시도가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데이비드 색스는 정치적인 목적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지역 사회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아이패드를 나눠주겠다는 발표는 미래에 투자하는 동시에 학교를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혁신적인 회사의 수준에 맞추겠다는 대담하고 명확한 신호다."

교육 현장에 투입되는 기술이 효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교사와 학생을 중심에 두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교육 테크놀로지가 지속적인 교육 혁신을 가져오지 못하는 큰 이유는 실제 사용자인 교사와 학생의 조언을 거의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교사는 아날로그 교육의 과거, 현재 미래의 열쇠다 어떤 테크놀로지도 교사를 대신할 수 없고, 대신해서도 안된다. 그들이 가장 많은 지식을 가져서가 아니라 그들이 없는 교육은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는 과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실을 알고 싶다면 책을 읽으면 된다. 하지만 배우고 싶다면 교사를 찾아야 한다.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 학생과 학생 사이에서 벌어지는 아날로그 교육은 단순한 데이터 이전 그 이상이다. 가르침과 배우은 교사와 학생 사이의 관계다. 관계는 아날로그다. 테크놀로지를 밀어붙이는 사람들은 가르침과 배움을 관계가 아니라 지식의 전수로 여긴다. 교육을 관계라는 측면에서 보지 않는다.  그저 정보에 더 많이 접근하고 전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으로만 여긴다. 그런건 관계가 아니다. 혁신에 접근하는 기술의 기저에는 아주 잘못된 생각이 깔려 있다. 바로 교사라는 존재는 넘어서야할 장애물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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