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앤톡]미래는누구의것인가를 읽고
미국에선 2013년 출간됐고 국내에선 2016년 번역돼 나온 '미래는누구의 것인가?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라는 말은 없지만,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필요한 명분을 제공할만한 스토리가 많이 담긴 책 같다.
책을 쓴 재런 러니어는 컴퓨터 과학자, 철학자, 거기에다 시각 예술가, 작곡가, 영화 감독으로도 활약하는 보기 드문 멀티플레이어인데, 책을 통해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에 의해 승자독식 구도가 고착화되는 디지털 경제는 자본주의를 붕괴시킬 수도 있음을 경고하면서 대안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가 책에서 거대 IT기업들로 쏠림이 가속화되는 지금의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대안으로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를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제시하는 대안 체제는 블록체인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많아 주목된다.
책에 따르면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거대 디지털 플랫폼들에 담긴 DNA는 금융과 음악을 넘어 제조와 농업 등 전 산업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한쪽에선 4차산업혁명이라 불리며 혁신으로 통하고 있지만 재런 러니어의 눈엔 우울한 미래를 상징하는 전주곡으로 통한다.
중산층을 탄생시킨 구조를 붕괴시키고 승자 독식에 기반한 경제 구조가 확산되고 굳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산업 생태계의 구글화, 아마존화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책을 보면 구글이나 아마존같은 거대 IT기업은 세이렌 서버라는 용어로 통한다. 세이란 서버는 거대 IT기업들 외에 초단타매매나 파생상품 펀드같은 첨단 금융 기법, 현재 보험, 현대 정보기관 등도 포함하고 있다.
저자는 전체적으로 지금처럼 중앙집중식 서버 기반 대기업들이 주도하는 IT의 발전이 고용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고, 중산층 붕괴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는 쪽이다.
디지털 네트워크는 이제껏 대부분의 현지성을 이러한 장점을 감소시키는데 동원되었으며, 이 추세가 변하지 않으면 경제가 무너질 것이다. 뒤에서 그 이유를 살펴보겠지만 우선은 21세기안에 전개될 가능성이 큰 시라니오를 들여다보자. 언젠가, 로봇이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다른 로봇을 만들거나 찍어낼 수 있고, 그 로봇이 내 부엌이나 해변에서 빵을 구울 수 있다면 옛 빵공장과 동네빵집 둘다 음악 산업의 전철을 따라 성공의 경로가 적어질 것이다.
내가 다루고 있는 문제는 경제적-문화적 행위를 디지털화하는 특정한 방식 때문에 궁극적으로 경제가 위축되고 부와 권력이 지속 가능하지 않은 새로운 방식으로 집중될 것이라는데 대한 것이다. 21세기에 기계가 훨씬 좋아짐에 따라 이 문제는 우리에게 불가피한 상처를 입힐 것이다.
혹자는 내가 우려하는 문제가 아예 존해하지도 않는다고 말할 것이다. 이점에서 애매한 구석이 있다는 주장은 타당하다. 애매함이야 말로 네트워크로 연결된 빅데이터의 현대 세계에서 문제가 스스로를 드러내는 완벽하게 전형적인 방식이다. 이를테면 코닥에서 인스타그램으로의 이행 과정에서 사라진 수십만개의 일자리 중 일부는 사람들이 자기가 직접 만든 물건을 사진 공유를 이용하며 더 효율적으로 팔수 있게됨으로써, 상쇄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 이 말이 옳을수도 있겠지만 나는 큰 그림에서 이말이 틀렸다고 주장한다.
모든 일자리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그 중산층 일자리가 창출하던 부는 어떻게 되었을까? 이 책은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 쓰였다. 디지털 네트워킹이 미디어에서 의료, 제조업에 이르는 모든 산업을 공동화함에 따라 더 많은 곳에서 같은 질문이 제기될 것이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에 인수될 당시) 10억달러의 가치가 있는 것은 단지 직원 열 세명이 남달라서가 아니다. 그 가치는 대가없이 그들의 네트워크에 봉사하는 수백만 이용자들에게도 비롯한다. 네트워크가 큰 가치를 창출하려면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야 한다. 하지만 그중에서 대가를 받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런 현상의 순수 효과는 부의 집중과 전반적 경제 성장의 정체이다.
제한된 숫자의 사람만이 권리를 박탈당하는한, 정보를 공짜로 공급하는 관행은 살아남을 수 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음악인, 언론인, 사진가 같은 중산층만이 파괴된다면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운송, 제조, 에너지, 사무, 교육, 의료 분야 중산층까지 파괴된다면 우리는 살아남지 못한다. 정보 경제의 지배적 개념이 개선되지 않으면 이 모든 파괴는 반드시 일어날 수 밖에 없다.
대안은 무엇일까? 저자는 로봇의 부상을 쓴 마틴 포드처럼 기본소득제를 대안으로 주장하지 않는다. 러다이트 논리를 들고 나온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가 내세운 대안의 핵심은 디지털 경제에서 개인들의 데이터로 인해 발생한 부가가치를 대형 IT기업이 독식하지 않고 개인들에게 합리적으로 분배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말하거나 행하는 것이 데이터베이스에 조금이나마 기여하여 기계 번역 알고리즘이나 시장 예측 알고리즘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면 기여의 크기와 기여로 인한 가치에 비례하여 그 사람에게 나노지불이 이뤄지는 것이 마땅하다. 이 나노 지불 금액은 누적될 것이며 사람들이 어느떄보다 실질적인 방식으로 정보 경제에 기여할 동기를 부여하는 새로운 사회 계약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자본주의를 이전보다 더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시장 경제는 단순히 비즈니스 문제가 아니라 가치에 기여하는 모든 사람의 문제여야 한다.
사람들에게 얻은 정보가 가치를 창출하면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놀랍도록 많은 사람들이 놀랍도록 많은 양의 가치를 네트워크상에서 제공한다. 하지만 부의 대다수는 원료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이 원료를 모으고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흘러든다. 정보는 공짜라는 인식을 깨뜨리고 보편적 소액 전자 지불 시스템을 도입하면 새로운 유형의 중산층과 더 진실되고 성장하는 정보 경제를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기계의 성능이 아무리 좋아져도 개인 자유와 자결권을 강화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가 제시한 대안을 구현하는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구글이나 아마존이 사용자들이 창출한 데이터의 가치를 되돌려 줄 수 있는 마이크로 결제 기술을 직접 내놓을 수도 있겠지만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도 현실적인 접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책을 끝까지 읽지 않은터라 그가 생각하는 대안의 디테일에 대해서는 별도로 정리할 계획이다. 그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한번 찾아볼까 한다. 분명한 것은 그는 디지털 경제가 승자 독식 구도로 가는 것에 대해 무척이나 불편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수기업과 기관으로 부작용도 커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책에서 거대 기업이 수익 관점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데 따른 문제로 보험를 예로 들었다. 생각해 볼만한 내용이어서 공유한다.
값싸고 네트워크로 연결된 컴퓨터가 도입되기 이전의 옛날 옛적에 보험 회사가 수익을 늘리는 주된 방법은 고객을 더 많이 끌어들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빅데이터가 등장하면서 이와 정반대의 비뚤어진 영업 방식이 생겨났다. 이제 보험 회사는 보험이 가장 필요없는 사람을 알고리즘으로 찾아내서 이들에게만 보험을 팔아 수익을 올린린다. 이 전략적 전환 때문에 수많은 미국인이 보험 가입을 거절당했다. 사람들은 응급 상황이 되었을 때만 치료를 받느라 가장 값비싼 방식으로 의료비를 지불해야 했다. 이 때문에 경제가 침체되고 보험 가입을 유지하려면 반드시 직장에 다녀야 했으므로 개인의 자유가 축소되었으며 경제 성장과 혁신이 지체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