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앤톡]그럼에도일본은전쟁을 선택했다를 읽고
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이 일본의 진주만 공습을 알면서도 당해주고, 전쟁의 판을 키웠다는 음모론을 심심치 않게 들은적이 있다.
음모론은 천하의 미국이 일방적으로 당했다는 것이 워낙 이상하다는 판단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당시 미국과 영국은 일본이 반드시 기습 선제 공격을 할 거라 알고 있었던 상황이다. 그런데도 무방비로 당했으니, 일부로 그런것 아니냐는 음모론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진주만 공급은 미국의 공작은 아닌 것 같다.
최근 읽은 책 '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에 따르면 미국은 일본이 기습 공격 목표로 진주만를 조준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전투기가 전함에 접근해 폭탄을 투하하는 것을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전함에 접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함에는 전투를 요격하기 위한 대공포가 붙어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접근 도중에 격추되고 맙니다. 그럼 전투기는 어떻게 전함을 침몰시킬까요? 일단 접근을 하지 않아야 하는데, 바로 어뢰라는 무기가 있습니다. 전투기가 어뢰를 1000미터 정도 거리의 바다에 떨어뜨리면 투하된 어뢰가 전함을 향해 똑바로 전진합니다. 전투기가 고도 100미터 정도에서 어뢰를 떨어뜨리면 어뢰는 바다 60미터 정도 깊이까지 가라앉습니다. 이 가라앉을때의 충격으로 기계가 움직이고 스크루가 회전해서 어뢰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어뢰는 심도 6미터를 유지하며 목표를 향해서 전진합니다.어뢰의 목표가 되는 배의 경후 홀수가 7미터인데, 6미터로 전진해 온다는 것은 배 밑바닥으로부터 1미터에 위치한 화약 창고 부분을 정확히겨냥하는 것입니다. 어떠 의미로 어뢰는 대단히 잘 만든 무기입니다. 전투기는 안전한 곳에서 어뢰를 투하하고 어뢰는 적함의 화약 창고를 향해서 바닷속을 전진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진주만은 다른 것과 다릅니다. 진주만은 수심 12미터의 얕은 만입니다. 전함은 수면에서 배 밑바닥까지 7미터 정도 여유가 있으면 정박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진주만은 배는 정박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어뢰가 가라앉는 수심 60미터의 여유는 없으니 어뢰가 떨어져도 전부 만의 바닥에 꽂히게 되겠지요. 그래서 미국은 일본의 공격을 그다지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일본의 기술을 얕보았던 점도 있습니다. 설마 일본이 바닥에 닿지 않도록 살짝 어뢰를 떨어트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지요."
그러나 일본은 예상을 깨고 진주만에 정박해 있던 미국 함정을 상대로 어뢰 공격을 퍼부었다. 어떻게 이런일이 가능했을까? 0.1%의 가능성에 집중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미국의 생각과 달리 후치다의 해군항공대는 월월화수목금금으로 제대로 쉬지도 못한채 혹독한 훈련을 거듭했습니다. 이들은 지형이 비슷한 가고시마만을 진주만으로 상정하고 어뢰 투하 훈련을 했습니다. 즉 60미터까지 가라안지 않도록 어뢰를 투하하는 훈련입니다. 꽤 어려운 기술이었습니다. 미국도 설마 일본이 그런 공격을 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안심하고 어뢰 그물도 설치하지 않았고 방비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상대의 능력을 얕보는 것은 어느 나라 군대에나 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