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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Sep 16. 2018

"10여년뒤 농업인구 사라질 것" 농업특목고 대안될까?

[북앤톡]정해진미래

저출산이 확산되는 가운데, 젊은층이 수도권으로 집중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서울 집값이 오르면, 아마도 대부분의 지역에선 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농촌은 물론이고 요즘은 지역의 중소 도시들도 인구가 점점 주는 추세다. 지역에 지출한 유통 업체들의 영업이 위기에 처했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인구 관점에서 보면 농업의 미래는 정말 암담하다. 조영태 서울대 교수가 쓴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에 따르면 200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전체 인구의 약 2.4%에 불과하고, 그나마 60% 이상이 60대 고령자다. 고령자로 가득한 농업 인구가 10~15년뒤에 거의 사라지게 도면 농산품을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인구학적으로 봤을 때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한국의 농업 기반이 사실상 와해될 수 있다는 얘기다. 어떻게 해야할까? 귀촌을 장려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저자는 회의적이다.


젊은 인구들을 농촌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정부 정책과 지자체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과연 그런 노력으로 젊은 인구가 얼마나 유입될지, 설령 온다해도 농촌에 의료기관이나 문화시설 등이 전무한 상황에서 제대로 정착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 염려스럽다.


저자는 좀더 공격적인 정책을 주문한다.


'농촌 지역의 문제는 단순히 개별 산업의 문제일 수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먹거리 산업이기 떄문이다. 위기에 처한 우라나라 농산업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20대 이전부터 전문화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해야 하며, 대기업 및 중견 기업의 경영 노하우를 농산업에 접목할 수 있도록 농산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농업 특목고 설립 관련 내용이 눈길을 끈다. 지금도 크게 달라진게 없겠지만 내가 학교 다닐때만 해도 농고는 중3 학생들의 우선순위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저자는 농업 특목고에 자신의 딸을 진학시키고 싶다는 바람까지 책에 담으면서  '농과학유통고등학교'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과학기술고등학교나 외국어고등학교처럼 특화된 농업특목고를 육성하는 것이다. 농촌인구가 젊어지려면 젊은이들이 농촌에 살 수 있는 기반이 있어야 하며, 양질의 농업 특목고가 단초가 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농고라 불리는 고등학교가 거의 사라졌고 남아 있는 곳도 미래의 첨단 농산업 인재를 육성하는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지는 못하다. 도시 뿐 아니라 농촌에 살고 있는 중학생들에게도 농고는 선호 대상이 아니다. 이러한 세간의 인식을 바꾸지 않고 농촌이 젊어지기를 기대할 수 없다.
새로 세워질 농업특목고는 농촌 뿐 아니라, 돋시의 학생들을 유치할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인 교육 커리큘럼을 갖춰야 한다. 이 학교의 목적은 대학 입시가 아니다. 농산업에 관한한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족하지 않을 농업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게다가 농업에는 최종 생산품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안에는 농약, 비료, 종자, 포대, 포장 등 가공, 수출입까지 농업의 전 과정에 필요한 요소가 모두 포함돼 있다. 이들 각 단계에서 어떻게 부가가치를 창출할지 연구하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이들이 졸업한 후에는 자신이 배운 것을 곧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땅과 농산 자원도 함께 지원해야 한다.


학교를 설립하고 지원을 강화하는 것만으로 도시로 사람들이 몰리는 대세를 뒤집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저자도 이것만으로 한국에 필요한 농업 생산력을 유지하지 못한 가능성에 대한 대비를 언급하고 있다.


농특목고등학교의 당위론을 주장했지만 많은 국민들이 여전히 본인도 자녀들도 농업인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아니 농업인만이 아니라 1차 생산을 담당하는 직업 자체를 모두 기피한다. 아무리 1차 생산자의 소득이 높아도 생산을 직접하는 사람보다는 생산을 관리하는 매니저를 선호한다. 고령자로 가득한 농업 인구가 10~15년뒤에 거의 사라지게 도면 농산품을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이런 사태를 막아야겠지만 한편으로는 그때를 대비해 우리의 종자부터 비료, 생산기술, 관리시스템, 가공 기술 등 농산품 생산을 위해 필요한 모든 기술을 가져가고 대신 현지의 저렴한 노동력과 땅을 활용할 수 있는 나라를 발굴해야 한다. 마치 공산품 OEM을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하는 것이다.


한국은 도시를 위해 농촌이 희생하는 가운데 성장해왔다. 도시에 필요한 노동력을 농촌이 제공했다. 그러다 보니 농촌은 젊은 사람들이 살기 점점 어려운 공간이 됐다. 도시라도 해서 살만한 공간인 건 아니다. 일자리를 포함해 먹고사니즘을 걱정하는 도시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한국 인구의 절반이 사는 수도권도 많은 이들이 지속 가능한 기회를 찾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다. 수도권을 밀어준다고 이런 문제를 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는 수도권이 아니라 수도권 밖에서 더 큰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도 일을 계속하기 힘들어질때, 수도권 밖에서의 삶을 주목하고 있다. 사람 많은거 별로 안좋아하고 애도 없으니, 수도권 밖에서 사는게 별로 스트레스가 없다. 적게 벌고 적게 쓰면서, 맘편하게 사는 기회를 수도권 밖에서 가져보고 싶다. 소극적인 바람이다.


저자는  소극적인 나의 바람과 비교해 대단히 대담한 정책을 주문하고 있는 것 같다. 젊은사람들이 농업을 선택할 수 있는 인센티브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면서, 교육 차원에선 농업 특목고를 설립를 예로 들었다. 농업특목고가 생긴다고 해서 외고나 과학고 같은 대접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농업 특목고가 유망하게 인식된다면 농업의 미래도 조금은 달라질 수 있지 않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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