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는 책에서 기존 회사들과 관리자 역할이 많이 다르다는 부분을 흥미롭게 읽었는데, 스포티파이 조직 문화는 구글보다 더욱 파격적이다.
구글에서 관리자는 실무자들을 지휘하는게 아니라 지원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관리자는 권력을 모아 자기것으로 만들고 이것을 휘두르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부하직원은 지시를 따르는 경향이 있다. 놀라운 점은 사람들이 관리자와 부하직원이라는 이 두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관리자의 통제에 좌절을 경험하면서 또한 말을 잘 듣지 않는 부하 직원을 관리하는 데서 좌절을 경험한다. 우리가 관리자가 갖고 있는 권한을 될수 있으면 많이 부하직원에게 넘겨주려고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공식적인 권위가 줄어들수록 관리자가 팀원들에게 짐 지워야할 당근과 채찍 역시 그만큼 줄어들며 팀원들이 혁신해야할 영역은 그만큼 커진다. 관리자는 본질적으로 나쁜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관리자 각각은 권력이 가져다주는 편리함과 짜릿함에 허물어지기 쉽다
그런데 스포티파이는 여기서 더 나간다. 상사나 관리자 개념이 아예 없다. 빅토어 마이어 쇤베르거, 토마스 람게가 공저한 책 데이터 자본주의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데이터 중심 구조에 수평적인 시장의 특성이 결합된 아주 독특한 조직 체계를 갖고 있다. 저자들은 경제에서 데이터 갖는 역할이 커지면서 기업들 조직에도 변화가 있을 수 밖에 없고, 스포티파이는 기업 기업 조직 문화의 한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스포티파이가 우리에게 흥미로운 이유는 조직 구조 때문이다. 2006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3년 뒤 포털을 시작했다. 창립자인 스웨덴의 기업가 다니엘 에크와 마르틴 로렌손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현실화하길 바라고 있었다. 몇몇 신행 스트리밍 기업 사이에 극심한 경쟁이 시작됐다. 하지만 일부 경쟁 업체와 달리 에크는 간편하게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한 뮤토렌트의 전임 최고경영자로 일한 적도 있었을 뿐만 아니라 평등주의적인 스웨덴의 비즈니스 문화 환경에서 자신감 넘치는 프로그래머로 가득한 소속 성장하는 기업을 운영하는 방법에 대해 명확한 비전이 있었다.
에크는 생동감 넘치는 스톡홀름 스타트업 세계의 톰소여였다. 그가 판을 벌이면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애크는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의 원칙을 가져와 그가 스쿼디피케이션이라고 부르는 경영 시스템에 통합했다.
스쿼드는 상품의 특정 측면이나 특정 비즈니스 활동에 대하여 전체적인 책임을 지는 소규모 팀이다. 스쿼드에는 상사가 없다. 이른바 상품주만 있어서 팀 구성원이 일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해준다. 상품주는 또한 팀 스스로 정한 목표와 마감 시한을 주시하지만 전통적인 팀 리더와 달리 강제력이 없다. 팀 내부의 협업을 도와주는 일을 하는 스쿼드의 애자일 코치 역시 강제력은 없다.
스쿼드의 기본적인 철학은 전통적인 위계적 기업의 철학과는 극명하게 다르다. 관리자에게 묻지 않는다. 왜냐하면 실제로 관리자가 없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가지고 실험하여 단서를 만든다. 그런 다음 팀 동료, 그 문제와 관련된 팀, 그리고 회사에서 그 문제에 관해 능통한 사람과 공유한다. 피드백을 받아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최대한 빠르게 구현한다. 문제가 있다면 본인이 책임자가 해결한다.
스쿼드간 이해 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을 고려해 스포티파이는 이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해 놓고 있다.
스쿼드 사이의 조직 이기주의를 방지하고 협업을 촉진하기 위해 관련 전문 지식을 보유한 사람들이 자부에서 만난다. 비슷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스쿼드는 부족을 형성한다. 단 구성원이 150명을 넘어서는 안된다. 부족 위에는 길드가 있다. 이런 구조의 주요 목적은 정보와 지식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다 사업 전략과 의사 결정의 일관성을 보장하고자 스포티파이의 유동적인 조직 구성도에는 시스템 소유자와 최고 설계자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로 두 명의 최고 경영진 조차 지시를 내릴 권한이 없다. 최고 경영진은 스쿼드의 상품 주와 애자일 코치와 유사하게 중재자처럼 행동한다. 만일 이들이 자신의 의견이 행동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면 설득이라는 부드러운 권한을 사용하거나 데이터 기반의 단서에서 나온 확실한 정보를 이용한다.
스포티파이는 피드백과 코칭의 조직 문화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 있다면 실패해도 상관 없다. 이러한 문화의 핵심은 피드백과 학습을 급여 및 실적 평가와 구별한 것이다. 학습을 위해 동료의 피드백을 능동적으로 찾지만 개인의 급여와 실적 문제는 전체 스쿼드에서 토론하지 않는다. 스포티파이는 이렇게 해야 개방적이고 건강한 피드백이 가능해진다고 믿는다. 더는 서로 호의적인 평가를 해줄 동기 부여가 없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는 다른 사람에게 자주 피드백을 이끌어내는 내부 도구까지 개발했다.
스포티파이의 스쿼디피게이션 모델은 창립자와 직원이 공감하는 이상과 가치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부분적으로 스포티파이가 의료 서비스나 은행처럼 규제가 심한 분야가 아니라 경쟁이 극심하고 항시적인 개혁이 중요한 분야에 있기 때문에 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스포티파이의 조직 구성이 데이터가 풍부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 디지털 스타트업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조직론 관점에서 보면 스포티파이 조직 구조는 일부는 기업이고, 일부는 시장인 형태다.
하지만 스포티파이가 스쿼디피케이션 접근법을 택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들이 사용하는 공동체적인 언어와 느슨하게 조직된 적응력 있는 소규모 집단에 대한 호감을 잠시 잊는다면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기업이 시장의 DNA를 조직 구조에 주입하고 있는 모습이다. 결국 분산화된 의사 결정은 시장의 특징이다. 그러한 급진적인 분산화를 기업 내부에 도입하는 것은 시장의 일부를 기업 내부에 초대하는 것이다. 스포티파이는 일부는 기업이고, 일부는 시장인 조직의 혼성을 선택하여 전통적인 기업에서 탈피하려는 기업의 흥미로운 사례다.